오미크론에 마스크도 뚫리나…"천 마스크는 그냥 장신구"

입력 2021-12-25 09:51
수정 2021-12-25 10:00
오미크론에 마스크도 뚫리나…"천 마스크는 그냥 장신구"

전문가, 미 보건당국에 착용기준 상향조정 촉구

"미세입자 90% 이상 막는 KF94 돼야 감염방지 효과"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N95 등급 보건 마스크를 모든 사람에게 권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밀컨 공중보건 연구소 방문 교수이자, CNN 의료분야 전문가인 리아나 원은 24일(현지시간) 뉴스 방송에 출연해 "천 마스크는 얼굴 장신구나 마찬가지다. 오미크론이 확산하는 상황에서는 쓰임새가 없다"고 주장했다.

원 교수는 CNN과의 별도 전화 인터뷰에서도 "적어도 보건용 수술 마스크는 써야 한다"며 "보건용 마스크 위에 천 마스크를 덧대는 거야 괜찮겠지만, 천 마스크만으로는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 교수는 "이상적으로는 사람이 밀집한 장소에서 N95나 KN95 등급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KF94 등급에 해당하는 보건용 마스크다.

제롬 애덤스 전 미국 연방 공중보건국장도 최근 CNN 방송에 출연해 "품질이 높은 마스크를 쓰도록 권고해야 한다. 지금 한 겹짜리 천 마스크로는 오미크론을 차단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일반인에게 N95 마스크를 쓰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마스크를 의료인들에게 먼저 지급할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팬데믹 초기에는 전세계에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직접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에게도 공급이 부족한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CDC의 이런 권고 사항에 대해 원 교수는 "중대한 실책이다. 마스크 공급이 부족했던 건 벌써 몇 달 전 얘기"라며 "원래 마스크를 쓰지 않던 문화권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쓰라고 권고할 거면, 적어도 가장 효과적인 마스크를 추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린 브로메이지 다트머스 대학교 생물학 교수는 "마스크는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한다. 가령 코로나19 바이러스 1천 개를 들이마셨을 때 코로나19에 걸린다고 가정하면, 입자 50%를 걸러낼 수 있는 마스크로 시간을 2배 벌 수 있다. 90% 효율을 가진 마스크를 쓴다면 그 시간을 10배로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N95마스크는 매우 작은 입자를 95%까지 걸러낼 수 있다. 한국의 KF94 보건 마스크도 평균 지름이 0.6㎛인 미세 입자를 94% 이상 차단한다.

비말(침방울)보다 작은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 침방울)이 을 걸러내려면 N95나 KF94를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원 교수는 "가진 것이 천 마스크뿐이라면 안 쓰는 것보다는 낫다"며 "그러나 제대로 보호하기엔 천 마스크로는 부족하다. 천 마스크밖에 없는데 사람이 모이는 실내 행사에 가야 한다면 그냥 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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