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미국계 마트 신장제품 퇴출?…中 네티즌들 '부글'

입력 2021-12-24 22:04
수정 2021-12-24 22:11
중국에서 미국계 마트 신장제품 퇴출?…中 네티즌들 '부글'

샘스클럽 검색창에 '신장' 입력하면 '죄송합니다' 문자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이 중국 신장(新疆)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한 가운데, 중국 내 미국계 회원제 마트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신장산 제품들이 검색되지 않자 중국 내티즌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3일 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미국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 산하 회원제 매장인 샘스클럽 앱의 검색창에 '신장'을 검색하면 '죄송합니다. 관련 상품을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문자가 뜨더라는 내용의 글과 이미지가 돌았다.

검색창에 '신장' 두 글자를 입력하면 검색어 자동 완성 기능을 통해 '신장멜론', '신장허톈(和田)대추', '신장살구' 등 신장산 제품들의 이름이 뜨는데 정작 검색하면 '죄송합니다…'라는 안내만 나온다는 것이다.

샘스클럽은 수입품을 주로 취급하는 고급 식료품점으로 월마트의 중국 사업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현재 중국에 33개의 매장이 있는데 2028년까지 100개로 늘린다는 것이 월마트의 계획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들끓었다. 강제노동 등 인권 문제를 이유로 한 미국의 신장 제품 제재와 관련된 조치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면서 '샘스클럽'은 24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뜨겁게 달궜다.

특정 메이커가 중국 네티즌들의 민족주의 정서에 불을 붙이면 곧바로 불매 운동으로 이어진 것이 최근 수년간의 전례였다는 점에서 샘스클럽으로선 위기에 봉착한 형국이다.

최근 미국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이유로 자사 협력업체들에 신장산(産)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는 방침을 밝혔다가 중국 여론 악화에 서둘러 사과 성명을 낸 일도 있었다.

샘스클럽 측은 일부 매체와 소비자들의 질의에 "재고가 없다. 제품이 들어오는 대로 다시 판매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펑파이(澎湃) 등 중국 매체들이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중국 서부의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에 서명했다. 이 법은 준비 기간을 거쳐 6개월 후 발효된다.

법안은 신장에서 제조되는 상품을 강제노동의 산물로 전제하는 일응추정(rebuttable presumption·반박해 증명하지 않으면 사실이라고 전제하는 원칙)의 원칙을 담고 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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