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전망] 코스피 '박스피' 벗어날까
코스피 2,800∼3,600 등락 예상
금리 인상기, 안전 자산으로 '역머니무브' 가능성
가상자산, 주요 포트폴리오 자산군으로 성장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올해 '코스피 3,000시대'를 연 국내 증시가 2022년 새해에 도약할 수 있을까.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내년 코스피가 올해 상단은 돌파하겠지만 오름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수가 2,800선 안팎까지 밀려나 재차 박스권에 갇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내년 코스피 2,800∼3,400 전망 다수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5개 주요 증권사는 내년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 하단으로 2,800을, 상단으로 3,400∼3,600을 각각 제시했다.
삼성증권[016360]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005940]은 내년 코스피 등락 범위로 일제히 2,800∼3,400을 제시했다.
지난 24일 기준으로 올해 코스피 저점(2,822.73)과 고점(3,316.08)을 고려하면 내년 증시가 올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본 셈이다.
전문가들은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의 긴축 가속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이 내년 주가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 압력 지속으로 변동성 국면이 연장될 수 있어 내년 증시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내년 상반기 글로벌 공급난이 일정 부분 해소돼 경기가 개선되겠지만 하반기에는 경기선행지수가 고점을 지나고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내년 '상고하저' 흐름이 연출될 것으로 봤다.
KB증권은 내년 코스피의 상단을 3,600으로 예상했다.
신동준·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정책 기조 전환으로 위안화 강세에 원화 강세가 동반되면 한국 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라면서 "연초 소비 효과가 지나가면 인플레이션도 완화해 하반기에 경기 반등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과 금리 인상이 동반되는 내년 증시에서 반도체, 자동차, 은행 등 경기 민감주가 상대적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대다수 증권사는 내년 코스닥지수도 코스피처럼 올해와 비슷한 범위 내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닥은 펀더멘탈(기초체력)뿐 아니라 수급에 민감해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구체적인 지수 변동 밴드를 잘 제시하지 않는다.
◇ 금리 인상기 자금 이동 예상…해외 주식투자 지속 전망
내년에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중 자금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역머니무브'가 본격화할지도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기준금리를 1.00%까지 올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내년에도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1분기 한 차례 올린 뒤 하반기에도 한두 차례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는 게 현재까지 유력한 시나리오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준금리 1.00%는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내년 1분기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황세운 자본시장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에 새로 진입한 투자자들이 작년 같은 폭발적 상승이 예외적이란 걸 학습하면서 (수익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가고 있다"며 "내년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 자금이 예·적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형태로든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늘어 개인의 주식 투자 추세를 꺾을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올해 연말 주식시장 부진과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예·적금으로) 자금 이동도 보였지만, 투자형 상품으로의 '머니무브' 자체를 되돌릴 만한 수준은 아닌 듯하다"고 언급했다.
또 '서학개미' 열풍에 대해서는 "해외주식 투자 증가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는 미국 시장에 집중됐지만, 해외투자 경험자들이 유럽, 중국으로도 투자 지역을 넓혀 갈 것"으로 내다봤다.
◇ 가상자산, 포트폴리오 자산군으로 성장 예상…NFT 주목
가상자산 시장은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기업 '메사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 업계가 내년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비트코인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가상자산 시장 세분화로 펀드 자금 유입 증가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란 분석이다.
올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대체불가토큰(NFT)의 성장 잠재력도 주목된다.
NFT는 블록체인 암호화 기술을 활용해 고유한 표식을 부여한 디지털 자산이다.
올해 주식시장에서는 하이브, 위메이드 등 엔터테인먼트 및 개임 개발사들이 저마다 NFT 시장에 뛰어들고, 이들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가상자산 시장 전망에 대해 "글로벌 매크로 환경 불확실성에 따른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는 있다"면서도 "메타(옛 페이스북)의 가상자산 지갑 시범 서비스, 디파이(탈중앙금융) 및 NFT에 대한 수요 등 긍정적 흐름이 나오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관련 기술이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다양한 시장 참가자들이 유입되고 가격 변동성이 안정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의 하향 안정은 기관 투자자의 유입 조건이란 점에서 비트코인이 점차 금융시장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자산군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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