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까지…오미크론에 백신 접종 나이 속속 낮춰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이 급격히 확산하자 각국이 성인뿐만 아니라 5∼11세 아동 대상 백신 접종에도 서두르고 있다.
24일 영국 정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최근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5∼11세 아동에게 접종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MHRA 결정 후 '백신 접종 및 면역 공동위원회'(JCVI)는 5∼11세 아동 중 임상적으로 취약하거나 면역 질환자와 함께 생활하는 33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고 영국매체 가디언이 전했다.
이들 아동에게는 성인 용량 3분의 1인 10㎍의 백신을 2회 접종할 예정이다.
JCVI는 또 이날 16~17세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도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하기로 했다.
영국 내 일부 전문가들은 일선 학교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새 학기 시작 전 5∼11세 아동 전체로 접종 대상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700만명 넘는 어린이에게 백신을 접종했고, 유럽연합(EU)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5∼11세 어린이 약 2천8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승인했다.
뉴욕에서는 5∼11세 어린이도 백신을 맞지 않으면 식당, 공연장, 체육관 등 공공시설에 출입할 수 없도록 하는 사실상 '백신패스'(접종증명)가 시행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내년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 중인 중국은 3∼11세 어린이 대상 백신 접종을 진행 중이다.
어린이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약 2주 만인 지난달 중순 이미 해당 연령대의 절반인 8천400만 명이 접종을 완료했다.
중국은 연말까지 어린이 백신 접종률 10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달 5∼11세 대상 화이자 백신 사용을 승인했고 프랑스 등 유럽연합(EU)의 몇몇 국가들도 이미 접종을 시작했다.
아랍에미리트(UAE)·캄보디아·콜롬비아·코스타리카·페루·우루과이·이스라엘 등도 5∼11세 아동에 대한 백신 접종을 진행 중이다.
칠레는 6세 이상에게 백신을 접종 중이며, 쿠바는 9월 중순부터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소베라나02'를 2∼10세 어린이에게도 투여하고 있다.
브라질은 16일, 프랑스는 20일 각각 5∼11세 아동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승인했고,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도 이 연령대 아동에 대해 연내 백신 접종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뉴질랜드는 내년 1월 중순부터 이들 연령대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각국의 움직임은 성인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백신을 맞지 못한 어린이 환자가 늘어나는 상황 등을 감안한 것이지만, 일각에서는 어린이 대상 백신 접종 확대에 대한 신중론도 여전하다.
일부 전문가는 어린이는 코로나19 감염 시 증상이 경미한데도 백신을 접종하는 게 정당한지 의문을 제기한다. 건강한 청소년은 코로나19에 걸려도 증상이 없거나 경미해 백신으로 얻는 건강상 이득이 위험보다 너무 작다는 것이다.
가난한 나라에서는 성인도 백신을 못 맞는 상황에서 청소년을 맞히는 것은 백신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기에 윤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의 경우 5∼11세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5세 미만 영유아에 대한 백신 접종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백신 개발사인 화이자는 5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2회 접종 임상시험 결과 충분한 면역반응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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