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때 가족 생이별한 불법이민 자녀들…100명째 부모 품으로

입력 2021-12-24 09:08
트럼프때 가족 생이별한 불법이민 자녀들…100명째 부모 품으로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불법 이민자에 대한 '무관용 정책'으로 영영 생이별할 뻔했던 가족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다시 함께 살 기회를 얻고 있다고 AP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이날 성명에서 '가족 재결합 태스크포스(TF)'가 올해 들어 100번째 가족의 상봉을 도왔으며, 자녀 350명에 대한 가족 재결합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트위터에서 이 소식을 전하면서 "가족들은 전임 행정부의 잔혹한 정책으로 분리됐다"며 "아직 할 일이 많다. 모든 가족을 찾아내 재결합을 돕고 치유의 기회를 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가족 재결합TF 관계자는 AP통신에 "더 속도가 빨랐으면 좋았겠지만,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고 있고 탄력도 붙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미국은 불법 이민자를 가혹하게 대했다.

불법 이민 가정의 자녀를 부모에게서 격리한 뒤, 부모는 감옥에 가뒀다가 아이를 다시 만나지 못 하게 하고 추방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불법 이주민이 합법적으로 망명을 신청하려 해도, 별개의 다른 형사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부모만 추방하기도 했다.

이런 조치가 비인도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에서조차 비판이 나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때 가족과 떨어진 자녀가 5천500명에 이른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행정명령을 내려 트럼프 행정부 때 생이별한 가족의 재결합을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행정명령에 따라 구성된 TF가 지난 9월에는 50번째 가족을 재결합시켰고 이날 100번째 가족 상봉을 성사시키는 데 이르렀다.

하지만 난관도 적지 않다.

전임 행정부에서 가족을 분리시키던 당시 기록이 온전하지 않아 자녀 행방이나 심지어 신원까지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TF에 따르면 아직 자녀 1천150명의 행방이 묘연하다.

다뤄야 할 사건 자체가 워낙 많은데, 부모들이 멕시코 등 중앙아메리카에 머물고 있어 미국으로 돌아오기 쉽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TF는 국제이주기구(IOM)와 손을 잡고 업무 효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아이와 떨어진 부모가 당국에 쉽게 접촉할 수 있도록 인터넷 사이트(Juntos.gov)도 개설했다.

재결합한 가족은 미국 내에서 최소 3년 동안 거주할 수 있는 인도주의적 임시 입국 허가(humanitarian parole)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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