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대학서 기부금 2억원 든 익명소포 1년만에 발견
졸업생이 지난해 익명 기부…코로나로 원격 수업하느라 뒤늦게 확인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지난해 미국의 한 대학 졸업생이 익명으로 보낸 기부금 2억원이 든 소포가 1년여만에 '발견'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한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원격 수업이 진행되는 바람에 소포가 방치되면서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 시립대의 뉴욕시티칼리지(CCNY) 물리학과 학과장인 비노드 매넌 교수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원격 수업만 하다 이번 학기에 학교로 돌아왔다.
그는 '물리학과 학과장' 앞으로 돼 있는 토스터 크기의 작지만 묵직한 소포를 발견했다. 소포에는 2020년 10월 10일 소인이 찍혀 있었다.
매넌 교수는 졸업생이 보낸 선물로 생각하고 상자를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상자에는 편지와 함께 50달러와 100달러 지폐 묶음으로 총 18만 달러(약 2억1천400만원)가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자신이 이 대학에서 물리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며 이 돈을 도움이 필요한 수학·물리학과 학생을 위해 써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학교 관계자는 NYT에 이번처럼 큰 액수의 현금을 익명으로 기부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학교 공공안전부의 팻 모레나 부장은 소포에 적힌 보낸 이의 이름은 가짜였으며 소포에 적힌 회신 주소로도 기부자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NYT에 말했다.
또 이 돈이 학교가 있는 뉴욕시와 가까운 메릴랜드주의 여러 은행에서 인출됐고 범죄와 관련되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수사 기관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뉴욕시립대 신탁 이사회는 지난 13일 투표를 통해 공식적으로 이 기부금을 받기로 했다.
매넌 교수는 이 기부금이 매년 두 차례 전액 장학금 형태로 10년 이상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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