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협력업체들에 '신장産 제품 쓰지말라' 했다가 사과(종합2보)

입력 2021-12-23 17:00
수정 2021-12-23 18:25
인텔, 협력업체들에 '신장産 제품 쓰지말라' 했다가 사과(종합2보)

中외교부 "신장 강제노동은 미국 반중세력이 꾸며낸 거짓말"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국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이유로 자사 협력업체들에 신장산(産)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는 방침을 밝혔다가 중국 여론 악화에 서둘러 사과 성명을 냈다.

인텔은 홈페이지에 공개한 공급자들에게 보낸 '2021년 연례 서한'에서 "투자자들과 고객들이 인텔에 중국 신장 지역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있는지 문의해왔다"며 "여러 정부가 신장 지역 제품을 규제하고 있으므로 인텔은 우리 공급망 관계사들이 확실히 신장과 관련된 어떤 노동력과 상품도 사용하지 않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인텔의 이런 입장은 중국 관영 매체들의 보도를 계기로 주목을 받게 됐는데 '새로운' 입장은 아니다.

인텔은 지난 5월 발간한 기업 사회책임 보고서에 이번 서한에서와 같은 표현의 문장을 담은 바 있다.

그럼에도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인텔의 방침을 다시 부각해 여론을 자극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3일 인텔이 중국에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신장 제품 불매라는 '배은망덕'한 행태를 보인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인텔이 신장 제품 불매에 나선 것은 미국 내 극한의 정치적 압박 속에서 자사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며 "미국 당국은 중국을 탄압하기 위해 미국 주요 기업들이 자신의 편을 들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실 신장 제품은 인텔의 공급망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텔의 실제 이익에 전혀 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업들이 (신장 불매 운동의 대가로) 얻는 이득보다 손해가 더 크게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인텔 매출의 26%는 중국과 홍콩에서 발생했다. 또 인텔의 전체 자산과 공장, 설비 등 약 10%가 중국에 있다.

이런 가운데 인텔의 중국 지역 광고 모델인 인기 그룹 TF보이즈 소속 왕쥔카이(王俊凱)의 소속사는 전날 성명을 통해 "왕쥔카이와 본사는 국가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오늘부터 인텔과의 협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인텔은 중국 내 부정 여론이 빠르게 확산하자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즈IN'(知IN)을 통해 "존경하는 중국 고객과 파트너,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물러섰다.

인텔은 "미국 법을 준수하기 위한 취지였지만, 중국 파트너들 사이에서 이 서한이 많은 의문과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며 이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한에 나온 신장과 관련된 단락은 규정과 법에 따른다는 취지이지 다른 뜻이나 입장 표명이 아니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성명을 주의 깊게 봤다"면서 "관련 기업들이 사실을 존중해 시비를 가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신장 지역의 강제 노동 등은 중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신장의 안정을 해치려는 미국의 반중 세력이 꾸며낸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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