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빙하, 과거 수세기 평균보다 10배 이상 빨리 녹아"

입력 2021-12-21 15:29
수정 2021-12-21 15:57
"히말라야 빙하, 과거 수세기 평균보다 10배 이상 빨리 녹아"

영국 리즈대 연구진, 위성사진 이용해 빙하 변화 추적

"해수면, 인도·네팔·부탄 등 식량생산에 악영향 끼칠 수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남극과 북극 다음으로 얼음과 눈이 많아 '제3극'으로도 불리는 히말라야 고산지대의 빙하가 맹렬한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리즈 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연구진은 히말라야 고산지대의 빙하 1만4천798개가 지난 수백 년간 이동하며 남긴 흔적을 위성 사진을 이용해 일일이 분석했다.

약 700년 전에서 400년 전까지 이어진 소빙하기 당시 히말라야 산맥을 덮고 있었던 빙하의 크기를 역산하기 위해서였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소빙하기 당시 한때 2만8천㎢에 이르렀던 히말라야 빙하의 면적이 현재는 1만9천600㎢로 30%가량 줄었고, 빙하의 부피도 390∼586㎦나 감소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알프스와 코카서스,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모든 얼음을 합친 것보다도 많은 양이다. 연구진은 이로 인해 전세계 해수면 높이가 0.92∼1.38㎜가량 높아졌을 것으로 추산했다.

공동 저자인 리즈대 지리학과의 조너선 캐리빅 교수는 "히말라야 빙하지대의 얼음양이 과거 수 세기 평균보다 최소 10배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히말라야 빙하가 녹는 속도가 갑작스레 빨라진 이유를 구체적으로 지목하진 않았지만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불과 수십 년 전부터로, 인간 활동으로 인한 기후변화와 시점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가 사라질 경우 주요 수원(水源)을 상실한 인도와 네팔, 부탄 등 인접국의 식량 생산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며, 세계 해수면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이날 발간된 과학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세기말까지 세계 해수면이 직전 세기보다 2m 넘게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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