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염색, 표백제 등 임신 중 호르몬에 영향"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머리 염색제, 표백제 등이 임신 중 호르몬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럿거스(Rutgers) 대학 보건대학원의 조리마르 리베라-누네스 교수 연구팀은 머리 염색제, 표백제, 머리를 펴는 스트레이트너, 머리 모양을 고정시키는 거품 크림인 무스가 임신을 뒷받침해 주는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0일 보도했다.
푸에르토리코의 임신 여성 1천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이 임신 중 3차례 진료를 받을 때 퍼스널 케어 제품 사용에 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혈액 샘플을 채취, 혈중 호르몬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머리 염색제, 표백제, 스트레이트너, 무스를 자주 사용하는 여성은 사용하지 않는 여성보다 혈중 호르몬 수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샴푸, 컨디셔너, 헤어스프레이, 헤어 젤의 사용은 혈중 호르몬 감소와 연관이 없었다.
이 결과는 임신 전 체중, 흡연, 음주, 생활 수준, 교육 수준 등 임신 중 호르몬 분비 변화와 연관이 있을 수 있는 다른 변수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임신 중에는 여성호르몬이 증가하는데 오히려 줄어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우려를 표시했다.
임신 호르몬 장애는 태아 성장 부진, 조산, 저체중아 출산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로션, 클렌저, 화장품, 샴푸, 매니큐어 등 여성의 퍼스널 케어 제품들은 인체의 호르몬 분비 시스템과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이른바 '내분비 교란물질'(endocrine disruptor)이라고 불리는 화학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파라벤,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 독성 금속들이 그것이다.
내분비 교란 물질은 환경 속에서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음식, 물 심지어는 공기 중에도 있다.
임신 여성이 체내 특정 내분비 교란물질 수치가 높으면 태어난 자녀가 과체중이 되거나 사춘기가 빨리 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일이 있다.
헤어 스트레이트너를 자주 사용하는 여성은 사용하지 않는 여성보다 유방암 위험이 높고 머리 염색제가 유방암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
이 연구 결과는 환경과학 전문지 '환경 연구'(Environmental Research)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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