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리라 예금 보호할 것…외화로 바꿀 필요없어"

입력 2021-12-21 04:57
에르도안 "리라 예금 보호할 것…외화로 바꿀 필요없어"

리라 예금 보호 수단 예고…발표 직후 리라화 반등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는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리라화 예금 보호 수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국무회의를 마친 뒤 TV 연설을 통해 "리라 예금의 가치를 보호할 새로운 금융 수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리라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리라 예금을 외화로 바꿀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새로운 금융 수단'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장중 1달러당 18.36리라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리라화 가치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표 직후인 오후 8시19분 기준 1달러당 17.3540리라까지 회복됐다.

그러나 올해 초 1달러당 7.4리라 선에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리라 가치는 여전히 60%가량 하락한 상태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한 직접적인 원인은 터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외화 대비 자국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시중 통화량이 증가해 물가가 상승한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9월 이후 4달 연속 금리를 인하해 19%이던 기준금리를 14%로 내렸다.

그러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연일 금리 인하 기조를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도 "금리 인하로 몇 개월 안에 물가가 내려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 나라는 더는 고리로 돈을 불리려는 사람들에게 천국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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