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 연비기준 강화…2026년까지 리터당 23.4km로 상향
기후변화예산 암초 걸린 상황서 행정조치로 강력 대책 내놔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자동차 연비 기준을 엄격히 하는 방식으로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강화한다.
미 환경보호국은 20일(현지시간) 2023년형 자동차부터 연비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 2026년까지 자동차 연비 기준을 1갤런(약 3.78 리터)에 평균 55마일(약 88.51㎞)로 높인다고 밝혔다. 1리터(L)당 약 23.4㎞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의 약 2%가량 저감 효과가 발생한다고 당국은 분석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내놓은 기후변화 관련 대책 중 가장 강도 높은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자동차와 트럭의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마이클 리건 EPA 청장은 성명에서 "인류와 지구에 해를 끼치고 있는 공해를 공격적으로 저감하기 위해 강력하고 엄밀한 기준을 세울 것"이라며 이번 조치를 '거대한 진전'으로 평가했다.
이번 조치는 전날 민주당 조 맨친 상원의원이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인 기후변화 및 사회보장 예산인 '더 나은 미국 재건 법안(Build Back Better)'에 대한 반대 입장을 확인한 직후 나왔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확히 양분한 상원 구조상 민주당에서 반대표가 나오면 사실상 예산 처리는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맨친 의원 설득에 주력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점 과제로 밀고 있는 예산 처리가 결정적 암초에 부딪힌 상태에서,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행정 조치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WP는 지적했다.
기준 강화로 2026년 신규 자동차 판매의 5분의 1은 전기로 충전되는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규제 당국은 전망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높아진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세제 및 보조금 지원 등 예산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로비 그룹인 자동차혁신연합은 성명에서 "새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를 유인하고 제조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부의 보조 정책이 필요하다"며 정책 보조를 촉구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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