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논란' 美 알츠하이머 치료제 반값 인하…그래도 3천만 원대

입력 2021-12-21 00:40
수정 2021-12-21 06:14
'고가논란' 美 알츠하이머 치료제 반값 인하…그래도 3천만 원대

가격 탓에 보험사·병원 외면…바이오젠 "어렵지만 꼭 필요한 결정"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은 20일(현지시간) 고가 논란에 휩싸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애듀헬름'(Aduhelm)의 가격을 절반으로 낮췄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오젠은 당초 환자 1명당 연 5만6천 달러(약 6천678만원)로 책정했던 애듀헬름 가격을 2만8천200달러(약 3천363만원)로 인하하기로 했다.

미셸 보나초스 바이오젠 최고경영자(CEO)는 "너무나 많은 환자가 비용 문제로 애듀헬름이라는 선택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며 "가장 심각한 신경질환 약을 개발한다는 우리의 임무를 유지하기 위해 어렵지만 꼭 필요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제약사가 당국의 승인을 받은 지 얼마 안 된 신약 가격을 급격히 낮추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6월 애듀헬름의 사용을 승인했다.

애듀헬름은 FDA가 18년 만에 승인한 알츠하이머 신약이지만, 높은 가격과 효능 등을 둘러싼 논란에 시달려왔다.

다수의 미국 보험사들은 효능과 부작용 우려를 들어 애듀헬름 치료비 지급을 거부하기로 했고, 상당수 대형병원도 효능과 가격 등의 이유로 이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애듀헬름의 높은 가격 때문에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국가 건강보험 시스템인 '메디케어'가 수백억 달러를 추가 지출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메디케어에 커다란 재정 부담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를 의식한 듯 바이오젠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의 건강보험 시스템에 대한 잠재적 재정 영향을 줄이는 것"을 약값 인하의 이유 중 하나로 지목했다.

애듀헬름은 또 승인 과정에서 바이오젠과 FDA 심사 담당 직원들 간의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는 논란에도 휩싸인 상태다. 이와 관련해 FDA는 자진해서 감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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