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강화' 역사왜곡 논란에 광고·협찬사들 줄줄이 손 뗀다
티젠·한스전자·가니송·싸리재마을·도평요 등 '손절'
누리집에 사과글 잇따라 게재…"사전 줄거리 고지받지 못해"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황희경 기자 = JTBC 드라마 '설강화'를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거세지면서 광고·협찬사들이 줄줄이 '손절'에 나서고 있다.
시대극인 '설강화'는 여대생 영로(지수 분)와 여대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수호(정해인)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간첩인 수호가 민주화 투쟁의 주축이 됐던 대학생층의 보호를 받게 된다는 설정 자체가 문제라고 보는 지적 등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서둘러 광고·협찬을 중단하고 있는 것이다.
기능성 차 전문 브랜드 티젠은 20일 누리집 공지를 통해 "최근 일어나 광고 협찬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직접적인 제작 협찬이 아닌 단순 광고 노출이었으나 해당 이슈에 대해 통감하며 해당 시간대의 광고를 중단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티젠은 또 "관련 드라마의 제작과 일절 관계가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한스전자도 누리집 공지를 통해 "설강화 협찬과 관련해 많은 분께 메시지를 받았다"며 "역사 왜곡 논란 등과 관련해 마음이 상하신 모든 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건네드리며 이미 사전에 녹화가 끝났기 때문에 완전히 지우기는 어렵겠지만 다음 방영일부터 광고와 협찬사 게시 중단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스전자는 "작년에 제작사에서 전기 벽난로 제품을 협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협찬했다"며 "적은 인원으로 운영되는 회사이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추적하는 담당 직원이 없어 드라마 줄거리 등에 대한 내용을 따로 접할 기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광고·협찬사들은 사전에 역사 왜곡과 관련된 줄거리를 고지받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패션업체 가니송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우선 역사 왜곡으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협찬 요청 당시 드라마 대본이나 시놉시스를 사전에 고지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가니송은 "100% 사전제작이다 보니 제품 노출을 완전하게 막을 방법은 없으나 최대한 노출을 막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조처를 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식품업체 싸리재마을 역시 누리집에 "드라마 설강화가 민주화 역사를 왜곡하고 안기부를 미화할 수 있다는 많은 분의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담당자에게 바로 협찬 철회를 요청했다"며 "드라마 내용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역사 왜곡이 될 수도 있는 드라마 제작에 제품을 협찬한 점 정말 죄송하다"는 내용의 공지 글을 올렸다.
싸리재마을은 이어 추가 공지를 통해 "소품업체 담당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이미 나간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3회분부터 수정해서 송출한다고 한다"고 안내했다.
도자기업체 도평요는 블로그에 "역사 왜곡으로 상처받으신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해당 사항에 대해 협조 의뢰를 주신 관계자분께 기업 로고 삭제 요청을 하였고 모든 제품은 반환 처리했음을 알린다"는 공지 글을 게재했다.
도평요는 "해당 드라마의 대본 혹은 줄거리에 대한 사전 고지를 들은 바 없고, 협조에 대해 자세히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됐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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