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잔한 가족사' 바이든, 첫 부인 기일에 묘지 찾아 추념

입력 2021-12-19 02:44
'애잔한 가족사' 바이든, 첫 부인 기일에 묘지 찾아 추념

1972년 교통사고로 첫 부인과 딸 잃어…촉망받던 장남도 먼저 떠나보내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이른 아침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 인근 한 천주교 성당의 공동묘지를 찾았다.

49년 전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첫 번째 부인과 딸의 기일을 맞아 이들을 추념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이곳을 방문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보라색 예복을 입은 사제를 만나 손을 꼭 쥐는가 하면, 성당 주변을 걷다가 첫 부인과 딸이 묻힌 묘지로 향하는 모습이 취재진에 목격됐다.

첫 부인 닐니아 헌터는 1972년 크리스마스트리를 가져오기 위해 세 아이를 태운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당해 13개월짜리 딸 나오미와 함께 사망했다.

두 아들인 4살의 보와 3살의 헌터는 크게 다쳤지만 목숨을 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지 한 달 만에 발생한 일이었다. 바이든은 사고 당시 워싱턴DC에 있었는데, 상원의원직 포기를 고민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1977년 현재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와 재혼했고, 이후 딸 애슐리를 얻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비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15년엔 장남 보 바이든을 뇌암으로 잃었다.

당시 46세이던 보는 델라웨어주 검찰총장을 지낼 정도로 촉망받던 인물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적 후계자로 여기며 '내 영혼'이라고 부를 만큼 끔찍이 아끼던 아들이기도 했다. 보 역시 이 공동묘지에 묻혔다.

차남 헌터는 한때 마약과 알코올 중독에 빠져 힘든 시절을 보냈다.

이날 묘지 방문에는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차남 헌터, 딸 애슐리 등 가족 10여 명이 함께 했다. 지난 1월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맞은 기일이기도 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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