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환자실 입원 20일 제한' 방침에 의협 "혼란 야기"

입력 2021-12-17 11:46
수정 2021-12-17 13:58
'코로나19 중환자실 입원 20일 제한' 방침에 의협 "혼란 야기"

의협 "일반 중환자실도 부족한 상황…즉각 재검토 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코로나19 중환자의 전담 중환자실 입원 기간을 최대 20일로 제한키로 한 정부 지침에 대해 17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현장의 혼란만 가중한다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정부 지침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는 증상 발생 후 최대 20일까지 중환자실 입원이 가능하고 그 후에는 격리 해제된다. 코로나19 전담 병상에서는 퇴원해야 하며 다른 질환으로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일반 환자들이 입원하는 중환자실이나 병실로 옮겨야 한다.

이 지침은 코로나19 중환자라도 증상이 나타난 지 20일이 지나면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개연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코로나19 중환자의 격리 기간을 증상 발현 후 20일까지로 정했다.

의협은 이런 정부 방침이 국내 병상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미국과 유럽은 대부분 중환자실이 1인실이어서 다인실로 구성된 우리나라 중환자실 의료환경과 차이가 있다"며 "20일이 지나면 코로나19 중환자 대부분의 감염력이 낮아지긴 하지만, 일부 감염력 있는 중환자가 있으면 의료기관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지침으로 인해 격리 해제된 코로나19 중환자들이 일반 중환자실에 채워질 우려가 있다"며 "이는 곧 일반 중환자의 치료 제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협은 "지금도 응급실에서 며칠씩 중환자실 자리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많다"며 "코로나19가 아닌 환자들은 앞으로 중환자실 입원이 불가능해질 수 있고, 일반 진료가 지연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침을 즉각 철회하거나, 1인실로 격리가 가능한 중환자실에만 시범 적용할 것을 권한다"며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를 통해 재검토 및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의협은 정부가 코로나19 중환자실에서 격리 해제됐는데도 중환자 입원 치료를 계속 원하는 환자에게는 치료비를 자부담시키겠다는 지침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재고를 권고했다.

의협은 "전 세계적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감염병의 치료와 관리는 국가의 책무"라며 "코로나19 환자의 치료와 후유증을 포함한 관리 또한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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