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남편에 18년 징역형…국제사회 비난

입력 2021-12-15 10:51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남편에 18년 징역형…국제사회 비난

부인 티하놉스카야 "가장 강력한 상대에게 공개적으로 복수"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지난해 대선 출마를 준비하다 사회 질서 교란 혐의로 체포된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의 남편이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아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CNN방송,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벨라루스 법원은 이날 대부분을 비공개로 진행한 재판에서 야권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의 남편 세르게이 티하놉스키에게 대규모 폭동 조직과 사회적 갈등을 조장한 책임을 물어 징역 18년 형을 선고했다.

또 티하놉스키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다른 3명에게도 10년 이상의 징역형이 내려졌다.

반체제 성향의 유명 블로거 티하놉스키는 작년 5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회 질서 교란 혐의로 체포됐다.

이에 그의 아내 티하놉스카야가 대신 선거에 나섰지만 25년 이상의 장기 집권으로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고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에 패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를 두고 벨라루스에서는 부정선거 논란이 불거졌고, 곳곳에서 대규모 저항 시위도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신변에 위협을 느낀 티하놉스카야는 이웃 리투아니아로 도피해 야권의 저항 운동을 이끌고 있다.



이번 판결을 두고 티하놉스카야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그들은 자유로운 벨라루스에서 살고 싶다는 것 때문에 억압받고 있다"며 "독재자는 가장 강력한 상대에게 공개적으로 복수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 세계가 이를 지켜보고 있으며,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티하놉스키의 유죄 판결을 비판하며 그를 포함한 정치범 수백 명의 석방을 촉구했다.

그는 "이번 판결은 벨라루스가 자국민 인권과 기본적 자유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의무까지 경시하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며 "벨라루스 국민은 더 나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즈비그뉴 라우 폴란드 외무장관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자신들의 나라에서 품위 있는 삶을 살아가길 원하는 무고한 사람들을 가장 위험한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나이스 마린 유엔 특별 보고관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벨라루스에서는 3만5천 명 이상의 사람이 자의적으로 구금됐으며 억압에 대한 두려움으로 수만 명이 피난처를 찾아 해외로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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