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유럽 일부 나라서 델타 제치고 곧 우세종"
남아공에서는 이미 우세종…영·덴마크서 금주 중 예상
대다수가 백신 맞은 유럽, 오미크론의 델타 추월 여부 시험대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수개월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한 변이로 위세를 떨친 델타를 제치고 일부 유럽 국가에서 놀랄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유럽 지도자들과 과학자들이 예상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대국민 성명에서 "전염성이 매우 높은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2∼3일마다 배가 되고 있다. 오미크론의 해일이 밀려들고 있는 격"이라며 오미크론이 곧 우세종이 될 것임을 경고했다.
BBC방송에 따르면 12일 기준 영국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3천13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7일 영국에서 첫 감염 사례 2건이 나온 뒤 불과 2주 만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셈이다.
영국 보건안전청(HSA)은 앞서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현재 속도로 비춰볼 때 이달 말까지 오미크론 감염이 100만 건을 초과하면서 이달 중순이면 오미크론이 영국에서 우세종이 될 것이라고 관측한 바 있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장도 지난 10일(현지시간) "오미크론이 수 주가 아닌 수 일 내에 델타를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덴마크 올보르 대학의 마스 알버트센 교수도 현재 궤적으로 볼 때 오미크론이 이번 주가 끝나기 전까지 덴마크에서도 우세종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같은 추정은 영국과 덴마크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영국과 덴마크는 특히 주의 깊게 변이의 확산을 추적·모델화하고 있으며, 이 두 나라의 사례는 유럽 다른 지역에서의 현상까지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WP는 지적했다.
게다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유럽은 미국의 미래를 미리 보여주는 역할을 해온 만큼, 미국 보건 당국 역시 영국과 덴마크의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전염병 전문가들은 변이의 최초 샘플이 지난달 첫주에 처음 확인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돼 불과 4주 안에 우세종이 된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남아공에서는 오미크론이 처음 출현했을 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수준이 꽤 낮은 편이었기 때문에 새 변이인 오미크론은 우세종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남아공에서는 아울러 시민의 4분의 1만 백신접종을 완료했다는 점에서, 유럽이야말로 국민 대다수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곳에서 오미크론의 델타 추월 여부를 판가름할 진정한 시험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에든버러 대학의 린다 바울드 교수는 "오미크론의 (확산) 속도가 놀랍다"며 "그것이 스코틀랜드와 영국에서 델타를 추월한다면 다른 곳에서도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미크론 변이가 유발할 중등도,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에 어느 정도의 예방 효과를 발휘할지 등 핵심 사항에 대한 명확한 답이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유럽 다수의 나라들은 여행제한부터 마스크 착용, 부분적 봉쇄, 백신 의무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통제 조치를 재도입하거나 새로 채택하고 있다.
전문가 상당수가 오미크론이 초기 연구 결과에서 드러난 것처럼 (델타 변이에 비해) 덜 심각한 증상을 유발한다 할지라도 빠른 확산세는 최근의 델타 변이 유행으로 이미 부담이 가해진 병원들에 더 큰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전염병 전문가인 닐 퍼거슨은 가디언에 "오미크론 변이로 하루 입원 환자가 정점인 1만명 수준으로 뛰어오르면서 국민보건서비스(NHS)의 부담을 가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알버트센 올보르대학 교수는 크리스마스 방학 기간의 연장, 저녁 사교 활동 제한을 포함해 지난 8일 덴마크에서 발표된 방역 조치들이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를 추월하는 시기를 다소 늦출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대부분의 나라에 오미크론이 매우 빨리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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