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멕시코 과달루페 대성당에 다시 돌아온 성지순례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한 손으로는 성모의 초상을 가슴에 안고 다른 손으론 어린아이의 손을 잡은 여성이 무릎으로 한걸음 한걸음 힘겹게 걷습니다.
그가 향하는 곳은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과달루페 대성당입니다.
해마다 12월 12일 과달루페 성모 축일 무렵이면 이곳엔 멕시코 안팎의 성지순례객 수백만 명이 몰려옵니다. 과달루페 대성당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순례객이 찾는 가톨릭 성지입니다.
과달루페 성모는 멕시코뿐 아니라 중남미 가톨릭 신자들의 정신적 지주 같은 존재입니다.
1531년 12월 12일 원주민 농부 후안 디에고 앞에 원주민처럼 어두운 피부색의 성모 마리아가 나타나 그곳에 성당을 지으라고 말했고, 디에고가 이를 사제에 알리면서 지어진 곳이 과달루페 대성당입니다.
과달루페는 세계 3대 성모 발현지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덮치면서 지난해 과달루페 성모 축일엔 성당이 문을 닫았습니다.
2년 만에 성지순례가 허락되자 12일 하루 150만 명 이상이 성모상이나 초상화를 이고 지고 대성당을 찾았습니다.
여전한 바이러스의 기세 탓에 신자들이 성당 안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10분으로 제한됐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힘겨운 1∼2년을 보냈을 신자들은 어려울 때마다 자신들을 지켜줬던 과달루페 성모가 팬데믹을 끝내주길, 또 한 번 위기를 이겨낼 힘을 주길 기도했습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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