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벨칼레도니 프랑스 남는다…3차례 투표 끝에 막내린 독립 시도
독립 반대 96.5%, 투표율 43.9%로 저조…분리독립 세력은 불복 움직임
2018, 2020년 이어 마지막 투표…마크롱 "새로운 전환기 시작"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남태평양의 휴양지 누벨칼레도니(영어명 뉴칼레도니아)가 세 번의 투표 끝에 최종적으로 프랑스 잔류를 택했다.
12일(현지시간) 누벨칼레도니에서 치러진 주민투표 결과 96.5%가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반대했으며 찬성은 3.5%에 그쳤다고 BFM 방송, 일간 르파리지앵 등이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이유로 투표 연기를 요구해온 분리독립 세력의 투표 거부 여파로 투표율은 43.9%로 저조했다.
앞서 부결된 2018년 1차, 2020년 2차 투표율은 각각 81.0%, 85.7%였다.
반대 여론이 압도적이었던 3차 투표와 달리 1차, 2차 투표에서는 반대가 각각 56.7%, 53.3%로 찬성 43.3%, 46.7%보다 소폭 우세했다.
찬반 격차는 1차 투표 13.4%포인트에서 2차 투표 6.6%포인트로 절반으로 줄었다.
누벨칼레도니에는 약 27만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18만여명이 이번 투표에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유권자로 분류된다.
분리독립 세력은 코로나19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누벨칼레도니에 지난 9월부터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공정한 캠페인이 불가능했다고 주장하며 투표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최종 개표 결과가 나오고 나서 "누벨칼레도니가 프랑스에 남기로 해 프랑스는 오늘 밤 더 아름답다"며 누벨칼레도니에서 "새로운 전환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제는 '예'든, '아니오'든 이분법적인 선택에서 벗어나 모두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인정하면서 공동의 프로젝트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권자들은 "누벨칼레도니가 완전한 주권을 획득하고 독립하는 것을 원하십니까"라는 질문이 적힌 투표지에서 "예" 또는 "아니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1853년 프랑스 식민지로 병합된 누벨칼레도니는 대부분 분야에서 자치를 보장받고 있지만 국방, 외교, 교육 분야 등에서는 프랑스의 통제를 받는다.
프랑스는 1988년 마티뇽 협정으로 누벨칼레도니의 자치권을 대폭 확대했고, 1998년 누메아 협정으로 자치권을 추가로 이양했다.
누메야 협정에는 2018년 말까지 독립 찬반을 묻는 투표를 하고, 부결될 경우 의원 3분의 1 이상 요구가 있으면 투표를 두 차례 더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 세계 니켈 생산량의 10%를 생산하는 누벨칼레도니는 서방과 중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주도권 싸움에서 주요 전략 거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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