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우리 경제 위협하는 변수들…선제적 대책 강구해야
(서울=연합뉴스) 우리 경제 상황을 위협할 수 있는 변수들이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경기 위축 가능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는 국내 경기 상황을 좌우할 수 있는 변수 중 하나다. 12일 0시 기준 코로나 위중증 환자가 894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확진자는 6천689명으로 전날보다 줄었지만, 토요일 기준 역대 최고다. 올해 연말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사망자 추이도 심상치 않다. 전날 사망자는 80명으로 역대 최다치였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정부는 추가 방역 비상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적 모임 규제 강화나 다중시설의 영업시간 제한 방안이 거론된다. 방역과 경제가 원활하게 양립하기 쉽지는 않다. 코로나 확산세에 비춰보면 방역 조치 강화가 불가피해 보이는데 다만 경기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의 동향에도 예의 주시해야 한다. 대내외 악재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이 제시돼야 할 때다. 대선 정국이 가속화되면서 정책 당국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 하강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선제적인 정책을 강구하는 일이 시급하다.
한국은행은 지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3%로 집계됐다고 최근 발표한 바 있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작년 1분기와 2분기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가 작년 3분기 이후 올해 2분기까지는 1~2% 안팎의 성장세를 지속했다. 지난 3분기 성장률 0.3%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이란 평가다. 경기 회복 전망을 다소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경기 양상을 보여주는 민간 소비와 서비스 부문이 저조하다. 설비 투자도 줄었다. 올해 연간 4%대 성장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지 않을까 우려가 불거진다. 경기 상황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물가는 치솟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7% 올랐다. 2011년 12월 이후 거의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로 기록됐다.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이 정부의 당초 전망치(2.3%)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경제 성장률과 물가의 동향을 보면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전반적으로 경기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의 장기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힘든 게 현실이다.
우리 경제가 코로나 사태를 비롯한 악재를 뚫고 재차 도약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이 절실해졌다. 정부는 이달 중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조치의 실질적인 성과물과 안정적 경제 운용을 동시에 이뤄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됐다.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는 연구기관·투자기관 전문가 간담회가 열렸다. 최근의 경제 상황을 진단하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내년은 우리 경제가 완전한 경기 회복과 업그레이된 새 성장궤도로 접어드는 출발선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요 과제로는 방역과 경제 정상화를 위한 최적의 정책 조합,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지원 등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진다.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한 정책 당국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충실한 해법이 창출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대선을 앞둔 정치적 전환기를 맞고 있는 시점이다. 여야 간 정쟁에 휘둘리는 일 없이 보다 일관되고 안정적인 경제 정책 제언과 비전의 제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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