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자치령 누벨칼레도니 마지막 독립투표…"부결이 압도적"(종합)

입력 2021-12-12 20:39
프랑스 자치령 누벨칼레도니 마지막 독립투표…"부결이 압도적"(종합)

2018·2020 2차례 부결 이후 마지막 투표…독립 지지자들 보이콧



(서울·파리=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현혜란 특파원 = 남태평양에 있는 프랑스 자치령 누벨칼레도니(영어명 뉴칼레도니아)의 분리독립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마지막 주민투표가 또다시 부결될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오전 7시∼오후 6시 누벨칼레도니의 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 개표가 84% 진행된 상황에서 96%가 반대표를 던졌다고 AFP 통신이 현지 방송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독립 찬반 투표의 질문은 "누벨칼레도니가 완전한 주권을 획득하고 독립하는 것을 원하십니까?"로 적혀있다.

이번 투표는 2018년, 2020년에 이어 3번째이자 마지막 투표로 앞서 1, 2차 투표는 반대 여론이 각각 56.7%, 53.3%로 우세해 부결됐다.

약 27만명이 거주하는 누벨칼레도니에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유권자는 18만여명이다.

이번 투표를 앞두고는 독립을 지지하는 활동가들이 투표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잡음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봉쇄 조치 여파로 투표를 위한 "공정한 캠페인"을 진행할 수 없다며 투표를 내년으로 연기하라고 요구했다.

누벨칼레도니는 초기 코로나19에 타격을 거의 받지 않았지만 지난 9월 델타 변이가 들어와 300명 정도가 목숨을 잃었다.

독립 지지자들은 사망자 상당수가 카낙 원주민으로 원주민 공동체에서 추모 의식을 진행해 투표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강조했다.

이들은 투표 결과가 나와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유엔을 통해 투표 무효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해외영토부 장관은 투표 거부가 민주적 권리이지만 보이콧이 있더라도 투표 자체는 유효하다고 반박했다.



이날 주민투표에서 과반이 찬성하면 프랑스는 전환기를 거쳐 누벨칼레도니에 지배권을 넘겨줄 예정이다.

누벨칼레도니는 대부분 분야에서 자치를 보장받고 있지만 국방, 외교, 교육 분야 등에서는 프랑스의 통제를 받는다.

일각에서는 누벨칼레도니가 독립하면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누벨칼레도니는 스테인리스강, 배터리 등에 들어가는 소재인 니켈 매장량이 풍부한 지역으로 전 세계 생산량 10%를 차지하며, 서방과 중국이 벌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도권 싸움에서 주요 전략 거점이기도 하다.

국제관계 전문가인 바스티앵 반덴다이크는 "프랑스 보호막이 사라지면 중국이 누벨칼레도니에서 영원히 자리 잡을 수 있는 모든 요소가 갖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1853년 프랑스 식민지로 병합된 누벨칼레도니는 1985년부터 독립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프랑스는 1988년 마티뇽 협정으로 누벨칼레도니의 자치권을 대폭 확대했고, 1998년 누메아 협정으로 자치권을 추가로 이양했다.

누벨칼레도니의 독립 찬반 주민투표는 누메아 협정에서 양측이 약속한 내용을 근거로 시행되는 것이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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