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초강력 토네이도가 할퀸 미국 켄터키주

입력 2021-12-12 12:16
수정 2021-12-12 12:49
[월드&포토] 초강력 토네이도가 할퀸 미국 켄터키주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미국 중부 지역에 초강력 토네이도(회오리바람)가 불어닥쳐 최소 8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미국 켄터키주(州)에서만 70명 이상이 사망했고,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켄터키에서만 70명 이상이 숨진 것 같다"면서 "사망자가 100명이 넘을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 참사가 "켄터키 역사상 최악의, 가장 파괴적이며, 가장 치명적인 토네이도 사태"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그 위력이 얼마나 강력했는지, 짐작조차 어려운 수준입니다.

토네이도가 지나간 경로는 말 그대로 폐허만 남았습니다.

어디 하나 성한 건물이 없고, 나무도 뿌리째 뽑혀 나갔습니다.

자동차까지 바람에 날렸습니다.



켄터키주의 인명피해 중 상당수는 메이필드의 양초 공장에서 나왔습니다. 당시 공장에는 노동자 약 110명이 야근 중이었다고 합니다.

토네이도의 공격 이후, 공장은 형체를 알아보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공장에서는 연방 재난관리청(FEMA)이 구조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양초공장뿐이 아닙니다. 이 지역은 사람이 살던 마을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지경입니다.

뜯긴 간판, 쓰러진 나무가 도로를 점령했고, 전신주까지 넘어지면서 전선까지 피해 다녀야 할 판입니다.



캐시 오낸 메이필드 시장은 "오늘 아침 시청에서 걸어 나올 때 도시가 마치 성냥개비처럼 보였다"고 한탄했습니다.

도시는 정전에 수도 공급도 끊겼고, 통행 금지령까지 내려졌습니다.



이번 토네이도는 위력뿐 아니라 피해 범위도 역대 손꼽히는 최악 수준입니다.

국립기상청과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의 폭풍예보센터에 따르면 이번 토네이도가 보고된 건수는 6개주에서 44건에 달합니다.

CNN은 하나의 토네이도가 400㎞를 이동하면서 피해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NBC방송은 1925년 3월 미주리, 일리노이, 인디애나 주를 강타한 '3개주 토네이도'에 빗대 이번 토네이도를 '4개주 토네이도'라고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일리노이주 에드워즈빌에서 아마존 물류창고가 붕괴하면서, 최소 6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중상자 1명이 헬리콥터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습니다.



테네시주에서도 4명이 숨졌습니다. 레이크카운티에서 2명, 오비언카운티와 셸비 카운티에서 각각 1명의 희생자가 나왔습니다. 이 지역의 풍속은 시속 130㎞에 달했다고 합니다.

미주리주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서쪽 디파이언스에서 84세 여성이 숨졌습니다.

심지어 어린이 1명도 자택에서 사고에 희생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칸소주에서는 87병상 규모의 요양원이 토네이도에 무너지면서 1명이 숨졌고, 한 상점에서도 여성이 사망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토네이도 피해 지역에 물자·장비·인력 등 연방 자원의 투입을 지시하고, 켄터키에 대해서는 연방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상상하기 어려운 피해를 본 주민들이 어서 일상을 되찾기를 바랄 뿐입니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