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2차접종 반년 지나면 오미크론 감염예방 '물백신'"

입력 2021-12-12 08:06
수정 2021-12-12 10:06
"화이자 2차접종 반년 지나면 오미크론 감염예방 '물백신'"

이스라엘 초기연구…오미크론 백신 회피력 재확인

"부스터샷 접종하면 델타보다 4배 낮지만 상당한 효과"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기존 백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에 감염 예방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 이스라엘 초기 연구에서도 재확인됐다.

다만 부스터샷을 접종하면 다른 변이보다는 낮더라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를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셰바 메디컬센터와 보건부 산하 중앙 바이러스연구소는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에 대한 실험실 연구에서 이 같은 시사점을 얻었다.

길리 레게프-요카이 연구소 감염병국장은 "5∼6개월 전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사람의 경우 델타 변이에 대한 중화 능력은 일부 유지됐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중화 능력은 아예 없었다"고 밝혔다.

레게프-요카이 국장은 "부스터샷을 접종하면 중화능력은 100배 증가했다"며 "델타 변이보다는 4배 낮지만 상당한 예방효과"라고 평가했다.

부스터샷은 면역력을 보강하기 위해 보건당국이 승인한 횟수를 넘어 시행하는 추가 접종이다.

이번 실험은 5∼6개월 전에 화이자 백신을 2차 접종한 이들과 3차로 부스터샷을 맞은 이들 20명씩의 혈액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각국 과학자들은 오미크론 변이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백신 접종자들의 혈액에 대한 반응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초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보건연구소(AHRI)도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으로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방어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밝혔다.

지난 7일 발표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면 2019년 말 중국에서 처음 탐지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보다 중화항체가 40분의 1 정도로 감소했다.

AHRI는 이날 해당 연구에 대한 논문의 사전 인쇄본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화이자 백신 2회 접종의 감염 예방효과가 22.5%에 그친다는 구체적 수치를 추가로 발표했다.

다만 백신으로 유도되는 면역력에는 중화항체 형성에 따른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 차단뿐만 아니라 다른 기능들도 있다.

기존 백신 접종이 감염을 막지 못하더라도 감염자 증세가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실험실뿐만 아니라 실제 세상에서도 오미크론 변이의 기존 백신 회피 능력과 관련된 정황이 관측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달 1∼8일 미국 22개 주에서 나온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43명을 분석한 결과 79%인 34명이 2차까지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1명만 이틀간 병원에 입원해야 했을 뿐 대다수가 기침, 피로, 코막힘, 콧물 등 가벼운 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미크론 변이의 기존 백신 회피력이 속속 설득력을 얻는 가운데 제약업체들은 부스터샷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화이자는 지난 8일 백신 부스터샷으로 오미크론 변이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화이자는 3차 접종을 완료한 경우,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중화항체가 기존 2회 접종 때보다 2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3차 접종 후에 한 달이 지나면 예방효과는 2019년 말 중국에서 처음 발견된 원래 코로나19에 대한 2차 접종의 예방 효과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화이자 백신의 최초 감염예방 효과는 95% 정도로 발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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