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외교 압박' 거세질라…브라질, 독일 숄츠정부 출범에 긴장
프랑스와 협공 가능성…독일대사 "아마존기금 운용 재개 어려울 것"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끄는 브라질 정부는 독일에서 사민당 소속으로 중도좌파 성향인 올라프 숄츠 총리가 녹색당 등과 손을 잡고 연립정부를 구성해 새 정부를 출범하자 환경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정부는 숄츠 총리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브라질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 따라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브라질의 환경정책과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를 두고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공방을 주고 받아온 상황에서 숄츠 총리까지 가세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더욱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브라질 주재 독일 대사는 이 신문에 "삼림 파괴가 줄어들지 않으면 국제사회의 기부로 조성되는 '아마존 기금' 운용 재개가 어려울 것"이라며 압박을 가했다.
2008년 창설된 아마존 기금의 규모는 약 7천400억 원이다. 노르웨이가 90% 이상을 부담했고 나머지는 독일과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가 냈다.
기금은 브라질 지방정부와 비정부기구(NGO), 대학의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감시와 복구, 관련 기술 개발 등에 쓰였다.
그러나 브라질에서 극우 성향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임한 뒤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가 심해졌고, 브라질 정부가 기금을 전용하려 하자 노르웨이와 독일이 집행에 반대하면서 운용이 중단됐다.
보우소나루 정부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한 환경 약속에 대해서도 불신감을 드러냈다.
조아킹 레이치 브라질 환경부 장관은 삼림 벌채를 2024년까지 15%, 2025∼2026년까지 40%, 2027년까지 50% 줄이고 2028년까지는 완전히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독일 대사는 "인력·재원·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브라질이 어떻게 삼림 벌채를 줄일 것인지 분명치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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