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제임스 본드는 여성 아닌 영국 남성"…흑인 가능성도
제작자 "남성 역할 연기할 여성 아닌 여성 위한 캐릭터 중요"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영화 '007' 시리즈 제작자가 주인공인 7대 제임스 본드의 모델은 여성이 아닌 영국 남성이라고 못 박았다.
제작자 바버라 브로콜리는 8일(현지시간) 흑인 배우가 본드를 연기하는 '블랙 본드'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여성 007'에는 확실히 선을 그었다고 미국 영화 전문 매체 할리우드리포터가 보도했다.
브로콜리는 인터뷰에서 "여성이 본드를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제7대 본드는) 남성이 될 것 같다"며 "본드는 영국인이어야 하고 어떤 인종도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언 플레밍의 스파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007 시리즈는 영국 정보기관 소속 첩보원 본드가 전 세계 범죄자들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25번째 작품 '노 타임 투 다이'는 지난 9월 말 개봉했고, 16년 동안 6대 본드 역을 맡았던 영국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는 이 작품을 끝으로 시리즈에서 하차했다.
크레이그가 물러나면서 일부 팬들 사이에선 시대 변화를 반영해 차기 본드에 여성이나 흑인 배우를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브로콜리는 시리즈 설정상 본드는 영국 남성 첩보원이라는데 방점을 찍었고 영화에서 독자적인 여성 캐릭터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성 역할을 연기하는 여성이 아니라 여성을 위한 캐릭터를 만들 것"이라며 "여성의 관점에서 여성을 위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 나에겐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사람들은 항상 다음 본드는 누구냐고 질문하지만, 이것은 결혼하는 신부에게 다음 남편이 누구냐고 묻는 것과 같다"며 "꼭 정해야 할 때까지는 차기 본드가 누가 될지를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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