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자리>일할 사람…노동자 몫 커질 듯"
코로나19 이후 구인난에 임금도 상승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미국 기업들의 구인난이 계속되면서 노동자가 얻을 수 있는 경제적 몫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노동부가 이날 내놓은 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미국 내 구인공고는 약 1천100만건으로 9월 약 1천60만건보다 43만1천여건 늘어났다.
이는 역대 2번째로 많은 수치로 실업자 1명당 구인공고 비율은 1.7건에 이른다.
이에 비해 지난달 새롭게 일자리를 찾은 사람은 650만명에 그쳐 기업들의 구인난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발적 퇴사자는 420만명으로 9월보다 20만명 정도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61.8%로 소폭 상승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전인 지난해 1월의 63.4%에는 못 미쳤다.
지난달 실업률은 4.2%로 10월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이와 관련, 구인·구직사이트인 집리크루터도 취업을 희망하는 실직자는 690만명인데 비해 구인공고는 1천100만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줄리아 폴락 집리크루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구인공고와 취직을 원하는 실직자 수가 이렇게까지 차이 난 적이 없었다면서 노동시장이 유례없이 빡빡한 상태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널은 예상보다 심각한 상태인 기업들의 구인난은 코로나19가 몰고 온 변화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가 많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앞당겼으며 공급망 혼란은 해외 생산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면서 국내 노동자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켰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가치에 대해 자각하기 시작했으며, 연방준비제도(연준·Fed)도 지난해부터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서라도 최대 고용을 중시하는 정책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시장에서 노동자의 협상력도 더욱 향상되고 있다.
3분기 정규직 노동자의 주급 중간값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분기보다 6.9% 높아졌다.
특히 하위 10%에 속한 정규직의 주급 중간값은 9.2%나 상승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0년간 미국 경제의 생산력이 노동자에 대한 보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면서 경제적 이득이 노동자보다는 사용자 쪽으로 더 많이 흘러 들어갔으나,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변하고 있다면서 지금이 시계의 추가 노동자 쪽으로 기울고 있는 순간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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