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하와이 도로 물바다…화산 정상에는 눈보라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폭풍이 미국 하와이주에 상륙하면서 해안 저지대가 물에 잠겼고 화산 꼭대기에는 하얀 눈이 쌓였습니다.
계절성 저기압인 '코나' 폭풍이 하와이를 천천히 훑고 지나가면서 물바다와 눈보라를 동시에 만들어낸 겁니다.
적도 부근에서 엄청난 양의 습기를 모은 이 저기압은 겨울철 하와이에 많은 비를 뿌리곤 합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코나 폭풍 상륙에 앞서 돌발 홍수와 산사태 등을 경고했고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지사는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모든 섬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8일 AP 통신에 따르면 오하우섬에는 이틀 동안 최대 250㎜ 비가 내렸고 마우이섬 일부 지역에는 300㎜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오하우섬 호놀룰루 소방국에 따르면 이번 폭풍으로 가옥 55채가 물에 잠겼습니다.
개울과 시내는 범람했고 10여 명이 불어난 물에 휩쓸렸다가 구조되는 등 100여 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람들로 붐비던 유명 해변에는 인적이 끊겼고 신호등이 고장 나면서 경찰은 교차로에서 수신호로 교통을 통제했습니다.
'빅아일랜드'(하와이섬)와 마우이섬 주민 4만2천 명은 정전 피해를 봤습니다.
코나 폭풍은 해안 저지대를 물바다로 만들었지만, 해발 4천270m 하와이섬 마우나케아 화산 꼭대기에는 흰 눈을 뿌렸습니다.
앞서 기상청은 이 지역에 눈보라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하와이주에 블리자드 경보가 내려진 것은 3년 6개월 만입니다.
기상청은 마우나케아 정상 아래 도로에 20㎝ 눈이 쌓였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직원들을 산 정상으로 파견해 정확한 적설량을 측정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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