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과거의 적이 동맹으로"…진주만 공습 80주기 추모
"가장 위대한 세대에 감사"…2차 대전 기념비 찾아 헌화
하와이에서 미 해군 주최 추모식…생존자 30여 명 참석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은 7일(현지시간) 일본군의 하와이 진주만 공습 80주기를 맞아 당시 희생된 군인과 민간인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열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워싱턴 DC의 제2차 세계대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참배를 마친 뒤 트위터에 "우리는 목숨을 바친 애국자들을 기리고 나라를 지킨 모든 이들의 용맹을 기념한다"며 "세계에 더 나은 미래를 가져온 평화와 화해를 계속 이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별도로 발표한 진주만 공습 추모 성명에선 "가장 위대한 세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들 세대는 가장 어두운 순간 우리를 안내했고 과거의 적들을 동맹으로 변화시킨 국제 시스템의 기초를 쌓았다"고 말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성명을 내고 "진주만 공습 당시 생존자들의 수는 해가 갈수록 점점 줄고 있지만, 그들의 영웅적 행동에 대한 기억과 감사의 마음은 여전히 빛나고 있다"며 "그들은 가장 위대한 세대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일본은 1941년 12월 7일 진주만을 기습 공격했고, 당시 미군과 민간인 등 2천400여 명이 사망했다. 미국은 이를 계기로 일본에 선전포고하며 2차 대전에 참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진주만 공습 추모 화환에는 2차 대전 참전용사이자 캔자스주 출신의 거물 정치인 밥 돌 전 상원의원을 기리는 캔자스주 상징 꽃 야생 해바라기가 꽂혔다.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를 지낸 돌 전 의원은 지난 5일 9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질 바이든 여사는 해군으로 복무한 부친을 추모하며 2차 대전 기념비 중 뉴저지주 참전용사 기둥에 꽃다발을 놓았다.
하와이에서는 이날 미 해군과 연방 국립공원관리청 주최로 진주만 공습 80주기 추모식이 열렸고 생존자 30여 명이 참석해 먼저 간 전우들을 기렸다.
80년 전 진주만 공습으로 침몰한 군함 USS 오클라호마함 수병이었던 101살 생존자 데이비드 러셀은 일본군의 어뢰 공격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운이 좋아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오클라호마함 희생자 유해 발굴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는 6년간의 '오클라호마 프로젝트'를 종료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은 2015년부터 DNA 유해 분석을 통해 오클라호마함 희생자 355명을 찾아냈고 신원이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33명 유해를 하와이 국립 태평양 기념 묘지에 다시 안장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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