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경계에 65㎞ '스마트 장벽' 설치

입력 2021-12-08 03:55
이스라엘, 가자지구 경계에 65㎞ '스마트 장벽' 설치

하마스 침투 방지용…카메라·레이더·땅굴 감지용 센서도 장착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이 무장 정파 하마스 통치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경계에 첨단 장비를 갖춘 장벽을 설치했다고 현지 언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날 남부 네티브 하사라에서 장벽 완공 행사를 개최했다.

35억 셰켈(약 1조3천억 원)의 공사비를 들여 3년 6개월에 걸쳐 설치한 이 장벽의 길이는 무려 65㎞에 달한다.

기존의 장벽에 더해 콘크리트와 철재로 만들어진 새로운 장벽은 하마스 대원들의 지상 침투를 막기 위해 지상 6m 이상의 높이로 설치됐다.

장벽에는 수많은 감시용 카메라와 레이더가 장착되어 있으며, 지하에 매설된 3m길이의 장벽 아랫부분에는 땅굴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도 달았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혁신적이고 기술적으로 앞선 이 장벽은 하마스가 개발하려던 하나의 능력(땅굴)을 무력화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남부 지역 거주자들과 테러 단체(하마스) 사이에 센서와 콘크리트 이뤄진 '철벽'을 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비브 코하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새로운 장벽이 (안보 분야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스라엘은 내년에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활동하는 북쪽 레바논 국경에 스마트 장벽 설치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2006년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하자 전면적인 육·해·공을 봉쇄하고, 가자지구 주민의 외부 출입을 막았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군사력 증강을 막기 위해 봉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가자 주민과 인권단체는 봉쇄조치를 '집단 처벌'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봉쇄 조치에도 불구하고 하마스는 군사력을 키워 이스라엘과 여러 차례 전쟁을 치렀다.

양측이 가장 최근 충돌한 것은 지난 5월로 당시 하마스는 4천 발이 넘는 로켓포탄을 이스라엘로 쏘았고, 이스라엘은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를 맹폭했다.

11일간 이어진 충돌로 가자지구에서는 250여 명, 이스라엘에서도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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