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국가 UAE의 과감한 변화…주말 '금토'→'토일'로 변경(종합)
무슬림 예배일인 금요일은 오전만 근무…"세계 최초 주 4.5일 근무제"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슬람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가 내년부터 공식 주말을 '금요일∼토요일'에서 '토요일∼일요일'로 변경한다.
7일(현지시간) 국영 WAM 통신에 따르면 UAE 연방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주간 근무일을 월요일∼금요일로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무슬림이 금요 대예배를 여는 금요일의 근무시간은 오전 7시 30분부터 정오까지라고 덧붙였다.
금요 대예배가 시작되는 시각은 오후 1시 15분이다.
정부는 국제 기준에 주말 휴일을 맞춤으로써 "금융, 무역, 경제 거래가 원활해지고 UAE에 기반을 둔 수천개의 다국적 기업들이 국제 비즈니스 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UAE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주 4.5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국가가 됐다고 WAM는 전했다.
근무 체제 변화는 학교를 포함한 공공 분야에 우선 적용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주말이 연장되는 효과가 있으며, 이는 국민의 삶의 균형과 복지를 향상하기 위한 UAE의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UAE의 변화를 두고 AP 통신은 중동 금융의 중심인 이슬람 국가가 서방 체제에 맞춘 중대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금요일을 포함한 목·금요일이나 금·토요일을 주말로 지킨다.
UAE는 2006년 걸프 국가 중 처음으로 주말을 목·금요일에서 금·토요일로 바꿨다. 이후 대부분 걸프 국가들이 뒤따랐다.
마지막까지 목·금 휴일 체제를 유지하던 사우디아라비아는 2013년 금·토 휴일 체제로 변경했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주말 휴일은 여전히 목요일과 금요일이다.
이슬람권 국가인 터키의 주말은 토·일요일이다.
블룸버그 통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지아드 다우드는 "UAE의 결정은 많은 외국 기업에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라면서도 "주 4.5일 근무제가 민간 분야까지 빠르게 퍼져야 하는 것은 여전한 과제"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중동 경제 중심지를 놓고 사우디와 경쟁하는 UAE가 과감한 변화로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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