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IPO 유치경쟁서 3년 연속 뉴욕증권거래소 따돌려

입력 2021-12-07 10:52
수정 2021-12-07 14:59
나스닥, IPO 유치경쟁서 3년 연속 뉴욕증권거래소 따돌려

미 증시 IPO 공모금액 3천13억달러…역대최대 경신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올해 기업공개(IPO) 유치 경쟁에서 나스닥이 재차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앞질렀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3일까지 나스닥에서 IPO로 조달한 자금(공모금액)은 1천914억 달러(약 226조4천억원)로, NYSE의 IPO 규모인 1천93억 달러(약 129조3천억원)보다 훨씬 많았다.

연말까지 몇 주 안 남은 상황에서 양 거래소 격차를 감안하면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승자는 나스닥이 될 전망이다.

이로써 나스닥은 2019년부터 3년 연속 IPO 유치 경쟁에서 NYSE를 앞지르게 됐다.

하지만 그 이전 20년간 역사를 되돌아보면 NYSE가 IPO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보여 왔다. 이 기간 나스닥이 NYSE를 앞지른 사례는 세 차례에 불과했고, 이 중 두 차례가 이른바 '닷컴버블'이 한창이었던 1999년과 2000년이었다.

IPO 자문사들은 나스닥의 이런 선전엔 올해 나스닥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거래소로서 위상을 확립한 점이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나스닥은 지난 8월 상장사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최소한 한 명은 여성, 다른 한 명은 소수인종이나 성 소수자 등으로 하도록 하는 규정안을 마련한 바 있다.



올해 미 증시 전체 IPO 규모는 3천13억 달러(약 356조원)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1천680억 달러를 넘어서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나스닥의 최대 IPO는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으로, IPO를 통해 137억 달러(약 20조5천억원)를 조달했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글로벌파운드리스(29억 달러),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 범블(25억 달러), 증권거래 앱 로빈후드(23억 달러) 등도 나스닥을 통해 증시에 데뷔했다.

올해 NYSE의 '최대어'는 지난 3월 입성한 한국의 쿠팡이었다. IPO 규모가 46억 달러(약 5조4천400억원)였다. 중국의 차량공유 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이 44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으나, 최근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을 통한 IPO에서 나스닥이 차지하는 비중은 공모액 기준 63%로, 지난해 39%에서 크게 확대됐다.

스팩은 다른 기업의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설립된 명목상 회사(페이퍼컴퍼니)로, 우선 IPO로 자금을 모은 뒤 나중에 비상장사를 M&A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미 증시에서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이 인기를 끌었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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