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야 의원 99명, 2년2개월 만에 야스쿠니 집단참배(종합)
태평양전쟁 A급 전범 합사된 신사…한국 등 주변국 반발 예상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 여야 국회의원들이 7일 2년 2개월 만에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도쿄 소재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해 참배했다.
이 모임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2019년 10월 18일 이후 약 2년 2개월 만이다.
이날 집단 참배에 참여한 여야 의원은 중의원 68명, 참의원 31명으로 총 99명이라고 산케이는 전했다.
집권 자민당과 우익 성향의 야당인 일본유신회, 제3야당인 국민민주당 소속 의원 등이 참여했다.
정부 측 인사 중에는 호소다 겐이치로 경제산업성 부대신과 무타이 슌스케 환경성 부대신 등이 포함됐다.
이 모임의 회장인 오쓰지 히데히사 전 참의원 부의장(자민당)은 참배 후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관련해 "빠른 시기에 참배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모임은 매년 야스쿠니신사의 춘계(4월) 및 추계(10월) 예대제와 태평양전쟁 종전일(8월 15일)에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를 해오다가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집단 참배를 하지 않았다.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개선된 올해 10월 추계 예대제 때는 같은 달 31일 중의원 선거(총선)를 고려해 집단 참배를 연기한 바 있다.
일본 국회의원들이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를 재개함에 따라 중국과 한국 등 주변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明治)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천여 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이 가운데 90%에 가까운 213만3천 위는 일제가 '대동아(大東亞)전쟁'이라 부르는 태평양전쟁(1941년 12월~1945년 8월)과 연관돼 있다.
일제 패망 후 도쿄 전범재판(극동국제군사재판)을 거쳐 교수형에 처해진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7명과 무기금고형을 선고받고 옥사한 조선 총독 출신인 고이소 구니아키(小磯國昭)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을 이끌었던 A급 전범 14명도 1978년 합사(合祀) 의식을 거쳐 야스쿠니에 봉안됐다.
이 때문에 야스쿠니신사는 일본 우익 진영에는 '성소'(聖所)로 통하지만, 일제 침략으로 고통을 겪었던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 사람들에게는 전범의 영령을 모아놓은 '전쟁신사'로 각인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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