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내년 의장국 캄보디아 훈센 총리, 미얀마 군정 지지 표명
"흘라잉 총사령관 만날 가능성 커…지도자와 같이 하는거 외에 다른 길 없어"
아세안 미얀마 관련 입장 조율에 '주목'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내년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인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가 미얀마 군사정부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6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이날 중국이 투자한 건설 프로젝트 준공식에서 연설을 통해 미얀마 군정과 함께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내일 미얀마 외교장관을 만난 뒤 향후 수도 네피도를 방문해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얀마 지도자와 함께 하는거 외에 다른 길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군정의 지도자인 흘라잉 총사령관은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훈센 총리는 지난 2일 시아누크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캄보디아 총리로서 어떤 전제 조건도 없이 미얀마와 이야기를 나누고 방문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0월말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흘라잉 총사령관의 참석이 배제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앞서 아세안은 지난 10월 26~28일 열린 정상회의에 흘라잉 총사령관의 참석을 불허했다.
아세안은 미얀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유혈진압을 중단하지 않는 군정에 대해 경고의 의미로 이같이 조치했다.
한편 내년도 아세안 의장국의 최고 지도자가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정을 지지하고 포용하는 발언을 잇따라 하면서 향후 미얀마 유혈 사태와 관련한 아세안의 입장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친중 성향으로 평가받는 훈센은 1985년 총리를 맡은 뒤 36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에는 전체 의석 125석 가운데 55석을 가진 제1 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을 반역 혐의를 적용해 강제 해산시켜 사실상 '일당 독재' 체제를 구축했다.
이 때문에 훈센은 서방 세계 및 인권단체들 사이에서 비난의 대상이 됐다.
지난 2일에는 시아누크빌에서 연설을 통해 자신의 후임으로 장남이자 캄보디아군 합참의장인 훈 마넷(44)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사실상의 권력세습 선언을 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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