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헝다사태 파장 축소 주력…'질서있는 관리' 메시지
전체 부동산·금융시장 영향 제한 선전…충격파 방지용 지준율 인하도 단행
헝다 6일 또 채무불이행 데드라인…리스크해소위원회 발족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360조원대 채무를 진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중국 당국이 '질서 있는 상황 관리'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시장에 끼치는 파장 최소화를 시도하고 있다.
관영 신화 통신은 6일 '헝다 문제 조처가 중대 발걸음을 시작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광둥성 정부가 헝다에 실무팀을 투입하는 등 당국이 본격 개입을 시작함으로써 부채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해 효과적으로 위험을 해소하고 여러 이해 관계자들의 권익을 수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화 통신은 인민은행,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 핵심 금융 당국이 지난 3일 밤 잇따라 내놓은 메시지 내용을 정리하면서 헝다 문제는 '개별 사건'으로, 전체 부동산 시장은 '건강한 발전'을 유지하고 있으며 금융시장에 끼치는 영향 역시 제한적이라는 당국의 입장을 부각했다.
앞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3일 발표 성명에서 "헝다 위기의 주요 원인은 스스로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맹목적인 확장을 추구한 데서 비롯됐다"며 "단기적인 부동산 기업의 위험이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정상적 융자 기능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헝다가 이미 관리 가능한 부채 조정 절차에 접어들었다는 메시지를 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당국이 우선 헝다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의 완성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해 국내 채권자들과 협상 조정을 시도한 뒤 사업 운영이 안정될 때 헝다와 역외 채권자 간의 채무 조정 논의를 촉진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중국이 헝다의 일부 디폴트 발생을 용인하고 난 뒤 본격적으로 헝다의 부채 구조조정에 개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헝다가 건설 중인 주택 등 부동산 상품들이 완공돼 이미 일부 자금을 낸 분양자들에게 인도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헝다의 건설 프로젝트가 중도에 중단돼 최소 수십만명으로 추산되는 분양자들이 주택을 넘겨받지 못하면 이들이 심각한 사회 불만 세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헝다의 공중분해는 8천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의 줄도산, 현장의 노동자들을 포함한 수십만명의 고용 불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이 우선 부채 조정을 거쳐 향후 국유기업들을 동원, 헝다의 건설 프로젝트를 개별적으로 넘겨받게 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헝다의 디폴트가 사실상 초읽기에 접어든 가운데 헝다는 이날까지 총 8천249만 달러(약 976억원)의 달러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하면 공식 디폴트를 내게 된다.
헝다 계열사인 징청(景程·Scenery Journey)은 당초 채권 이자 지급일인 지난달 6일까지 2건의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는데 30일간의 유예 기간이 이날로 끝난다.
헝다는 관련 채권 이자 지급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은 가운데 6일 밤 공고를 내고 쉬자인(許家印) 회장을 주석으로 한 리스크해소위원회를 출범시켰다며 "향후 회사의 리스크 해소 업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헝다의 리스크해소위원회 출범을 부채 구조조정에 가까워졌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