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들 "탄소감축기술 비현실적…고배출기업 지원해야"
한국경제학회 '경제토론' 설문 결과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국내 경제학자들이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이행을 위해 탄소 고배출 기업 지원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제학회가 6일 '탄소중립'을 주제로 진행한 경제토론 설문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34명 중 12명(35%)은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이루는 과정에서 가장 우려되는 요소로 '탄소감축 기술의 비현실성과 비경제성'을 꼽았다.
앞서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 '0'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혜정 경희대 국제학과 교수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려면 기술개발의 상용화와 경제성, 재생에너지의 안정적 수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급격한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 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태양과 풍력은 매우 비효율적인 에너지원이어서 탄소중립 목표가 비경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외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이루는 데 우려 요인으로 '산업체의 비용 인상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와 '하향식 목표 설정과 국민과의 합의 과정 미비'를 꼽은 응답자 비율은 각각 21%로 같았으며, '재생에너지 대폭 확대로 인한 전기요금과 같은 사회적 비용 증가'(15%), '국민들의 참여의식 부족'(6%)이 뒤를 이었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는 절반 이상(65%)이 탄소 고배출 기업의 저탄소 전환과 경쟁력 유지를 위한 지원을 우선순위로 지목했다.
수소경제 등 신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지원이 우선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21%)가 다음으로 많았고, 퇴출 또는 쇠퇴 산업 지역과 근로자를 위한 공정한 전환 지원(6%),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3%) 의견이 뒤를 이었다.
김우찬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부터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제도적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며 "온실가스 배출 책임이 없는 저소득층에 에너지 비용이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50년 탄소중립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로 가장 많은 응답자(32%)가 '전 지구적 기후변화의 부작용을 시급히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라 답했고, 탄소중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선 탄소 배출권거래제의 대상과 유상할당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47%)과 탄소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35%)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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