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화산 폭발에 사망·실종 40여명으로…모녀 껴안은채 참변도(종합)

입력 2021-12-06 15:51
인니 화산 폭발에 사망·실종 40여명으로…모녀 껴안은채 참변도(종합)

화산재 진흙·재분화에 수색 난항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부에서 지난 4일 발생한 스메루(Semeru) 화산 폭발 사망자와 실종자가 40여명으로 늘었다.



6일 인도네시아 국가방재청에 따르면 스메루 화산 분화로 산기슭 마을 주민 최소 15명이 숨지고 27명이 실종됐다.

이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집계로,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실종자 수가 늘고 있다.

수색팀 관계자는 "여러 구의 시신을 발견했는데, 이 가운데 엄마와 딸이 서로 껴안은채 참변을 당한 사례도 있다"며 "이들의 시신은 무너진 주택 잔해 속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고 일간 콤파스가 보도했다.



희생자 시신 가운데 일부는 화산재 진흙에 파묻히거나, 주변에 흘러내린 용암이 식지 않아 수습이 지연됐다.

사망자는 14세∼50대까지 다양한 연령에서 발생했다. 실종자들은 접근 도로와 통신이 끊긴 마을 주민 등이다.

당국은 실종자 가운데 일부는 용암이나 화산재 진흙에 완전히 파묻힌채 지표면이 굳어버려 끝까지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상자 100여명 가운데 60여명은 병원에 입원해 화상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2시50분(현지시간)께 스메루 화산이 폭발하면서 최대 11㎞ 거리까지 뿜어져 나온 화산재가 인근 11개 마을을 뒤덮었다.

용암과 가스 분출 여파로 가옥 약 3천채와 다리, 도로, 교육시설 등이 파괴됐다.

기상 당국은 "최근 이어진 폭우와 강풍이 스메루 화산 분화를 촉발했다"면서 "지난 1일까지 분화구와 경사면에 비가 계속 내려 화산 돔 붕괴로 산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잇단 비로 화산재가 진흙으로 바뀌어 수색 구조팀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날 오전 7시53분께 스메루 화산이 또다시 분화해 수색 구조팀이 일시 현장에서 철수했다.

수색 구조팀 관계자는 "현장 상황이 안정되면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1천700여명이 긴급히 산 아래 임시 대피소 등으로 피신했으나, 일부 주민은 재산을 지키고 가축을 돌봐야 한다며 당국의 대피 권유에도 집에 남았다.

당국은 집에 남은 주민이 언제든 대피할 수 있도록 트럭과 오토바이를 주변에 대기시켰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스메루 화산 분화 후 생존자를 속히 찾아내고, 이재민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당국은 임시 대피소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 2만개를 배포하고, 식량과 옷가지 등 구호품을 지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집이 완전히 파손된 주민들에게 주택 임대료 등으로 매달 50만 루피아(4만1천원)를 현금으로 지원하고, 이재민을 위한 새집을 지을 부지를 물색하기로 했다.

스메루 화산은 해발 3천676m 높이로, 자바섬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1만7천 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는 동부지역이 환태평양 조산대 '불의 고리'에 접해 있어 지진이 잦고, 국토 전역에 활화산이 120여 개나 된다.

스메루 화산은 작년 12월과 올해 1월에도 분화했으나, 당시 인명 피해는 없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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