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한국인 의사 "오미크론 증상 가벼워…조심스레 낙관"
"의심환자 절반 양성…대부분 감기처럼 가벼워 비타민 등 처방"
"오미크론 확산 뒤 어린이, 젊은 층 환자 많아져"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의사로 일하는 한국인 안승지(40) 박사는 6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환자의 증상이 아직은 가벼운 편이라고 말했다.
안 박사는 "남아공의 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은 오미크론 변이의 감염 초기 증상이 감기와 같아 가벼운 호흡기 질환이 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남아공은 지난달 24일 세계보건기구(WHO)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 오미크론 변이를 처음 보고했다. 현재 남아공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 확진자의 70% 이상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안 박사는 남아공의 비트바테르스란트 의대를 졸업해 요하네스버그에서 일반의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최근 코로나19 감염자 대부분은 증상이 감기와 피로, 열, 인후염, 콧물 등으로 가벼운 편이고 무증상도 있지만 위중한 환자는 없어 재택 치료를 위주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남아공 현지에선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보이는 환자는 일선 외래환자 치료 지침에 따라 감기처럼 약한 증세면 비타민을 처방하고, 증상이 발현된 지 6∼10일 기간에 호흡이 가빠지면 스테로이드제를 처방하고 있다고 한다.
또 "지난주 약 20명의 코로나19 감염자를 진료했다. 내원하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자의 절반 정도가 확진자였다"라고 남아공의 감염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병원에서도 환자를 보는데 지난주부터 갑자기 코로나19 환자가 늘었다"면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의 진원인 하우텡은 환자 대부분이 이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 약을 처방하고 치료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우텡 지역 일반의 수백 명은 현재 단체 소셜미디어방(GGPC)에서 진료 자료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안 박사는 "이전과 달리 최근엔 코로나19 감염자의 30%가 어린이였다"라며 "하지만 코감기 증상이나 목이 아픈 정도였고 입원 환자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현지의 동료 의사들도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한 뒤 이전보다 어린이 감염자가 많아졌고 20∼40대 등 젊은 층의 감염도 더 많아지는 추세라고 보고한다는 게 안 박사의 전언이다.
또 오미크론 변이 감염 추정 시점에서 증세가 발현하기까지 잠복기가 델타 변이는 닷새였다면 지금은 사흘 정도로 줄었다는 의견도 의료진 사이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아공에선 지난 며칠 새 하루 확진자가 최고 1만6천 명대로 급증했고 양성률이 26.4%까지 높아졌으나 오미크론 변이로 사망한 환자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남아공에서 생활한 지 30년이 된 안 박사는 남아공이 개발도상국이긴 하지만 세계적 수준인 의료 시설도 제법 있다고 덧붙였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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