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통에 구슬 넣어 '한표'…아프리카 소국 감비아서 대선
높은 문맹률 탓 투표용지 대신 유리구슬 사용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유리구슬을 투표용 드럼통에 넣어 대통령을 뽑는 서아프리카 감비아가 4일(현지시간) 대선을 실시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번 선거는 전 독재자 야히아 자메가 2016년 선거에서 패배해 망명한 이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민주 선거다.
당시 야당 연합 대표로 승리한 아다마 배로(56) 현 대통령은 이번에 재선에 도전했다.
배로 대통령에 맞선 야권 후보는 5명으로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한때 배로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이자 외교부 장관 출신인 우사이누 다르보(73)가 주된 도전자로 여겨진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작은 나라이자 최빈국 가운데 하나인 감비아는 인구 250만 명에 등록 유권자는 약 100만 명이다. 국토는 서아프리카 세네갈에 둘러싸여 얇은 띠 모양을 하고 있다.
투표를 시작하기 전 관리들은 투표용 드럼통을 바깥에 갖고 나가 줄을 선 유권자들에게 드럼통이 비어있다는 것을 확인하도록 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인 마마두 배리는 감비아인들이 유리구슬로 투표하는 데 익숙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60년대 높은 문맹률 때문에 사표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구슬 투표는 투명하고 공정하다"고 덧붙였다.
투표 결과는 휴일인 5일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과반수가 안 돼도 다수를 득표한 후보가 당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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