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국 줄어들라…대만, 온두라스 친중 대선후보 당선에 '긴장'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의 전방위 외교 공세로 대만 수교국들이 잇따라 친중 노선으로 돌아선 가운데 대만의 중미 핵심 수교국 온두라스에서도 중국과의 수교를 공약으로 내세운 좌파 후보가 당선되자 대만이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교국들의 잇단 단교 선언에 주요 우방인 온두라스마저 등을 돌리면 국제사회에서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비관론에 무게가 실린다.
2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전날 대만 정부와 대만 국민을 대표해 온두라스 자유재건당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 후보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지속적인 관계증진 의지를 전달했다.
대만 총통부 장둔한(張淳涵) 대변인은 "온두라스의 대선이 민주적으로 순조롭게 끝난 데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올해로 수교 80주년을 맞는 중미의 주요 우방 온두라스와 경제무역, 공중보건, 교육 등 많은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했다고 그간의 관계 발전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우호적인 외교 관계를 바탕으로 카스트로 당선자의 새 정부팀과 함께 양국의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심화해 나가고 양국 국민의 복리 증진 및 양국의 번영과 발전을 촉진하자고 제안했다.
대만 외교부도 전날 원야오전(溫曜禎) 온두라스 주재 대사가 카스트로 후보의 당선 확정 직후 바로 차이 총통과 대만 정부 및 대만 국민을 대신해 카스트로 당선자에게 축하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만 언론은 지난달 28일 온두라스 대선을 앞두고 좌파 야당 자유재건당의 카스트로 후보가 당선되면 중국과 수교할 방침임을 공개했다면서 단교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다음날 입법원(국회)에서 온두라스 양대 진영 후보자와 깊은 유대관계가 있다며 "국교 유지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친중 인사인 카스트로 후보가 온두라스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대만과의 단교가 현실화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관측통들은 '대만 단교·중국 수교'를 대선 공약으로 밝힌 카스트로 당선자가 내년 1월 취임 이후 친중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중남미 지역에서의 미중 각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상황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대만은 2016년 독립 노선을 추구하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취임한 이후 중국의 고립화 전략과 전방위 압박으로 인해 엘살바도르와 도미니카공화국 등 7개국이 단교를 선언하면서 입지가 크게 축소된 상태다.
온두라스는 대만의 남아있는 15개 수교국 가운데 하나다.
jinbi1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