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출신 여성, K팝 걸그룹 멤버 데뷔 놓고 '시끌시끌' 왜?
"아버지가 쿠데타 촉발한 2014년 반정부 시위 지지" 온라인서 비판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출신으로 한국에서 K팝 걸그룹 멤버로 데뷔할 예정인 여성을 놓고 자국 내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일간 방콕포스트는 내년 초 데뷔를 앞둔 K팝 걸그룹의 태국인 멤버 A씨가 아버지의 과거 행보 때문에 태국 네티즌들의 비판에 직면했다고 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배우이자 감독이었던 A씨 아버지는 지난 2014년 당시 친왕실 단체인 국민민주개혁위원회(PDRC) 지지자로, 잉락 친나왓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었다.
잉락 친나왓 총리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이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는 지방 농민과 도시 노동자 등 저소득층을 일컫는 이른바 '레드셔츠'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2006년 쿠데타로 축출됐다.
2014년 반정부 시위는 결국 군부 쿠데타를 불러온 원인이 됐다.
현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당시 쿠데타의 주역이었다.
아버지의 이런 이력 때문에 A씨 소속사가 그의 데뷔를 알리자 태국의 SNS에서는 비판이 일었다고 방콕포스트는 보도했다.
특히 A씨가 가족과 함께 2013~2014년 반정부 시위 당시 PDRC 지지자들의 상징과 같았던 호루라기를 목에 걸고 있는 사진도 SNS에 유포되면서 더 논란이 일었다.
일부 네티즌은 A는 스타가 되려고 하고 있지만, 반정부 시위자들은 감옥으로 갈 처지라며 지난해부터 반정부 시위를 이끈 파누사야 싯티찌라와따나꾼(22) 등과 비교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며 A가 자신의 꿈을 이루는 것이 허용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방콕포스트는 언급했다.
이들은 A씨가 당시엔 어렸고 순진했을 뿐이며, 어릴 때는 부모에 의해 쉽게 영향을 받는다면서 A를 옹호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방콕포스트와 카오솟은 한국 내에서도 네티즌들이 아버지의 이력을 문제 삼아 A씨의 연예계 데뷔 계획을 비판하는가 하면, 해당 걸그룹 데뷔 앨범 발매 무산을 위한 움직임도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 등을 보면 관련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현 쁘라윳 총리는 201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2019년 총선을 통해 재집권했다.
그러나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쁘라윳 총리의 총선 승리가 군정 시절 제정된 군부에 유리한 헌법 때문이라며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해 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해 군주제 개혁과 함께 쁘라윳 총리 사퇴를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전역으로 확산했고,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해까지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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