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공급차질에 3분기 성장률 0.3%…연 4% '빨간불'(종합)

입력 2021-12-02 10:11
수정 2021-12-02 15:42
코로나·공급차질에 3분기 성장률 0.3%…연 4% '빨간불'(종합)

잠정치, 속보치와 같아…민간소비 -0.2%·설비투자 -2.4%·건설투자 -3.5%

한은 "4분기 성장률 1.03% 돼야 올해 4.0% 가능"

"4분기 민간소비 증가율 높겠지만 오미크론 불확실성"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코로나19 4차 유행과 공급 병목현상 등으로 민간소비와 투자가 뒷걸음치면서 지난 3분기(7∼9월) 한국 경제가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남은 4분기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등 난관을 뚫고 성장률이 1% 이상 뛰어야만 올해 한은이 예상한 4%대 성장이 가능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이 0.3%로 집계됐다고 2일 발표했다. 지난 10월 26일 공개된 속보치와 같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작년 1분기(-1.3%)와 2분기(-3.2%)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3분기(2.2%), 4분기(1.1%), 올해 1분기(1.7%), 2분기(0.8%), 3분기(0.3%)까지 5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3분기 성장률은 앞선 1분기, 2분기와 비교해 크게 낮은데다 0.5% 안팎을 기대했던 시장의 전망치도 밑돌았다.



3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서비스(음식숙박, 오락문화 등)를 중심으로 0.2% 감소했다. 다만 속보치(-0.3%)보다는 0.1%포인트(p) 높아졌다.

설비투자도 공급망 차질에 어려움을 겪은 운송장비(자동차 등) 위축의 영향으로 2.4% 줄었고, 건설투자 역시 토목건설 위주로 3.5% 뒷걸음쳤다. 속보치(-2.3%, -3.0%)와 비교해 0.1%포인트, 0.5%포인트 오히려 더 낮아졌다.

이처럼 소비와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 등에 힘입어 1.3% 증가했다.

수출은 석탄·석유제품,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1.8% 증가했지만, 수입은 운송장비(자동차 등) 등이 줄면서 0.7% 감소했다.



수출 증가율과 수입 감소율이 속보치보다 각 0.3%포인트,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3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의 기여도는 각 -0.1%포인트, -0.5%포인트, -0.2%포인트로 분석됐다. 그만큼 소비와 투자가 3분기 성장률을 끌어내렸다는 뜻이다.

반대로 순수출과 정부 지출은 성장률을 각 0.9%포인트, 0.2%포인트 높였다.

업종별 성장률은 ▲ 농림어업 8.9% ▲ 제조업 0.0% ▲ 전기가스수도업 1.9% ▲ 서비스업 0.5% ▲ 건설업 -2.4% 등이었다. 특히 서비스업 가운데 운수업은 2.7%나 줄었다.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직전분기보다 0.1% 증가했다. 배당 등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3개월 사이 9조5천억원에서 3조2천억원으로 줄면서 명목 GNI 증가율이 명목 GDP 성장률(1.4%)보다 낮아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0.7% 감소했다. 실질무역손실(10조9천억원)은 2분기와 비슷했지만,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8조8천억원에서 4조원으로 급감하면서 실질 국민총소득 증가율이 실질 GDP 성장률(0.3%)을 크게 밑돌았다.

3분기 총저축률은 35.9%로 직전분기보다 0.1%포인트 올랐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0.5%)이 최종 소비지출 증가율(0.3%)보다 더 높았기 때문이다.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같은 기간(2020년 3분기)보다 2.3% 상승했다. 특히 유가와 원자재 가격 강세 등의 영향으로 내수 디플레이터가 3.3%나 올랐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수출입 등까지 포함한 전반적 물가 수준이 반영된 거시경제지표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발표된 3분기 실질GDP 성장률 잠정치는 0.3%로 속보치와 같지만, 소수점 세째자리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올해 연간 성장률이 4.0%가 되려면 4분기 성장률이 1.03%는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4분기 경기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신 부장은 "10월, 11월 소비자심리 지수가 상승했고 신용카드 사용 실적도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의 영향인데, 4분기 민간소비가 높은 증가율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정부의 건설투자 관련 재정집행이 4분기 많이 예정돼 있어 건설투자도 개선되겠지만, 설비투자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 등의 영향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과 관련해서는 "오미크론 문제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얼마나 빨리 확산할지, 치명률은 얼마나 높을지, 각 나라 방역당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등에 따라 향후 물가, 성장률 등 실물경기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shk99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