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브랜드, 홍콩서 중국 하이난으로 눈 돌려"
홍콩언론 "LVMH·에르메스·리치몬트 등 기회 모색"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럭셔리 브랜드 LVMH와 에르메스, 리치몬트 등이 중국 하이난(海南)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홍콩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SCMP는 "이들이 하이난으로 무게 중심을 옮긴다면 홍콩의 매장 폐쇄와 맞물리게 될 것이며 홍콩의 럭셔리 소매 시장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하이 컨설팅업체 로랜드버거의 조너선 옌은 "국경이 다시 열린다는 희망이 보이지 않으면 럭셔리 브랜드는 하이난을 중심으로 중국 본토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홍콩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콩 인접 지역인 광둥성 같은 곳에서는 사람들이 여전히 홍콩으로 쇼핑하러 올 수 있겠지만 홍콩을 찾는 중국 본토 쇼핑객 규모는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은 수십년간 '쇼핑 천국'으로 인기를 누렸으나 2019년 반정부 시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럭셔리 브랜드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반대로 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하이난의 면세점들이 홍콩에 못 가는 중국 본토 쇼핑객들을 끌어들이면서 코로나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중국 시장은 지난해 세계 럭셔리 브랜드 전체 매출의 32%를 차지했으며, 5년내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럭셔리 브랜드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2019년 중국 시장은 세계 럭셔리 브랜드 전체 매출의 11%를 차지했는데, 코로나19 기간 3배 가까이 규모가 커진 셈이다.
베인앤컴퍼니는 지난해 중국 소비자들의 해외 여행이 줄어들면서 중국 본토의 럭셔리 상품 소비가 전년 대비 48% 신장했다고 밝혔다.
반면 홍콩의 럭셔리 시장은 점차 쪼그라들고 있다.
루이비통과 펜디가 매출 하락 속 홍콩 번화가 중 한 곳인 타임스 스퀘어 쇼핑센터에서 매장을 뺐고, 프라다와 라 페를라가 홍콩 최대 상업거리인 러셀 스트리트에서 철수했다.
갭, 빅토리아 시크릿, 톱숍 등은 홍콩에서 매장 운영을 접었다.
SCMP는 "소식통에 따르면 버버리는 매출 하락 속 러셀 스트리트에서 10년간 운영해온 플래그십 매장을 내년 초 인근 WTC 쇼핑센터로 이전할 계획"이라며 러셀 스트리트의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2015년 860만 홍콩달러(약 13억원)까지 치솟았던 버버리 플래스십 매장의 월간 임대료도 뚝 떨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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