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연일 금리 인하 옹호…터키 리라화 또 급락

입력 2021-12-01 18:00
에르도안 연일 금리 인하 옹호…터키 리라화 또 급락

"2023년 총선 전까지 명확히 저금리 약속"

1달러당 13.7058리라에 거래…역대 최저 가치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자국 리라화 가치 폭락을 촉발한 기준금리 인하 옹호 발언을 되풀이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밤 국영 TRT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023년 총선 전까지 명확하게 저금리를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고금리로 해외 투기성 자본을 유치하려는 정책을 거부한다"며 "저금리로 생산과 수출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차입 비용이 낮아지면 제조업이 활성화되고 소비자 물가는 낮아질 것"이라며 "결국에는 통화 가치도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의 TV 인터뷰 이후 리라화 가치는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30일 밤 11시7분 기준 이스탄불 외환 시장에서 터키 리라화는 1달러당 13.7058리라에 거래됐다.

이는 리라 가치가 전날 같은 시간과 비교할 때 약 6.4%, 올해 초와 비교할 때는 45%가량 하락한 것을 의미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29일에도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며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옹호했다.

그는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독특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중 통화량이 증가해 물가가 상승하고 외화 대비 자국 통화의 가치가 하락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는 만악의 부모"라며 공개적으로 중앙은행에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했고 금리 인하 요구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앙은행 총재를 여러 차례 경질하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속적인 요구에 중앙은행은 지난 9월부터 석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해 19%던 터키의 기준금리는 현재 15%로 4%포인트 하락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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