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MI6 수장 "中, 자신감 지나쳐 오판 위험"

입력 2021-12-01 15:17
영국 MI6 수장 "中, 자신감 지나쳐 오판 위험"

"대만에 무력사용 의사가 평화에 도전돼"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영국 해외정보국(MI6)의 수장을 새로 맡은 리처드 무어 국장이 중국의 자신감이 지나치다고 경고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미국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무어 국장은 이날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연 행사에서 "중국은 국제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지나치게 자신하다가 오판할 위험이 있다"라고 연설했다.

그는 "중국은 서방 세계의 취약점을 겨냥한 자신의 프로파간다(정치적 선전)를 믿고 미국의 단호한 의지를 과소평가한다"면서 "그들의 자기 과신으로 오판할 위험은 실재한다"라고 주장했다.

무어 국장은 "중국의 부상으로 영향받는 세계에 적응하는 게 MI6의 유일하고도 가장 큰 유선 과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역, 투자, 문화 교류를 비롯해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처럼 국경을 초월하는 사안에서 영국과 중국이 상호 관여할 영역이 있다"면서도 "중국은 엄연히 다른 가치를 지닌 권위주의 국가이고, 이는 우리가 목도하는 중국의 위협에서 드러난다"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의 정보기관들은 상당히 유능하다"라며 "이 기관들이 영국과 동맹을 상대로 거대한 규모로 간첩 공작을 계속 수행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한 정부 인사나 연구자를 공작의 표적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국가 안보를 근거로 정당화된 대담하고 과감한 조치를 점점 선호한다"면서 "덩샤오핑이 내건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림)'의 시대는 진작에 끝났다"고 진단했다.

이어 "증대하는 중국의 군사력과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면 무력도 사용하겠다는 (공산)당의 열망이 세계의 안정과 평화에 심각한 도전이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란, 러시아, 국제 테러리즘과 함께 중국을 M16이 설정한 4대 위협 요소로 꼽았다.

무어 국장은 이날 연설 전 영국 BBC방송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도 중국이 자금력으로 여러 국가를 곤란한 입장에 빠지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런던 주재 중국 대사관은 무어 국장의 발언과 관련해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았다.

pual0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