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카지노산업, 중국정부 철퇴로 휘청…본토 고객 사라지나
최대 정킷 운영사 선시티, CEO 체포에 주가 반토막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마카오 경제를 떠받드는 카지노 산업이 중국 당국의 '철퇴'로 휘청거리고 있다.
마카오에 있는 세계 최대 도박 정킷 운영사로 꼽히는 선시티(태양성)그룹의 주가는 30일 장중 55% 추락해 0.11홍콩달러까지 떨어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이 회사 주가는 2008년 이후 13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정킷은 업자가 카지노와 계약을 맺고 도박 테이블을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선시티그룹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앨빈 차우(중국명 저우차오화<周?華>)가 지난 27일 체포되면서 이미 정부 규제 강화의 압력을 받는 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선시티그룹 주식은 월요일인 29일 거래가 정지됐다가 이날 거래가 재개됐다.
마카오의 다른 카지노 운영업체들의 주식은 전날 급락한 후 이날은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선시티그룹은 차우가 이사회 의장과 집행이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47세인 차우는 마카오 도박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가운데 하나다. 그의 사생활은 홍콩 타블로이드에서 핫토픽으로 자주 다뤄진다.
그는 중국 본토에 해외 도박 플랫폼을 설립하고 불법 온라인 도박 활동과 돈세탁을 한 혐의를 받았다. 중국 본토에서는 도박이 금지돼 있다.
중국 원저우 경찰은 차우의 조직이 만든 네트워크를 이용한 본토 고객이 8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차우의 체포로 카지노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우려가 커지면서 홍콩 증시에서 마카오 카지노 관련주의 시가총액은 약 48억 달러(약 5조7천억원) 감소했다.
지난 9월 마카오 특별행정구 정부가 도박산업을 개혁할 것이라고 밝혔을 때는 약 170억 달러의 시총이 날아간 바 있다.
카지노 업체와 선시티 같은 정킷 운영사는 각각 백화점과 입점업체에 비유되기도 한다. 선시티는 마카오의 많은 호텔에서 이른바 '정킷방'을 운영한다.
정킷 운영사는 자가용 항공기와 호텔 스위트룸, 자금 등을 제공하고 중국의 VIP 고객을 마카오로 데려오는데, 정킷은 마카오의 연간 VIP 도박 수입 30억 달러(약 3조5천700억원) 가운데 4분의 3가량을 차지한다.
또한 마카오 카지노 운영업체 6곳의 도박 수입 680억 달러(약 80조9천억원) 가운데 35%가 선시티 같은 정킷 운영사가 데려오는 VIP들에게서 나온다.
JP모건체이스 추산에 따르면 선시티는 마카오 정킷 시장의 40% 이상, 2019년 기준 마카오 전체 도박 수입의 15%를 차지한다.
정킷이 없으면 마카오 카지노는 도박 수입이 34% 감소하고, 수익은 8% 줄어들 것이라고 앤젤라 한리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전망했다.
그는 "마카오 카지노에 정킷이 없는 시나리오로 가고 있다. 정킷에 대한 중국 당국의 감독이 강화하면 마카오 도박업체들의 VIP 도박 비즈니스가 심각히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아이게이믹스의 벤 리는 차우의 체포에 대해 중국이 마카오의 향후에 대해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경제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자금 유출에 신경 쓰고 있는데 마카오 도박산업은 언제나 (자금을 빨아들이는)'블랙홀'이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마카오의 도박 산업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