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유급 전임자 수 조정 8년만에 본격 논의…내년 초 결론(종합)

입력 2021-11-30 17:15
노조 유급 전임자 수 조정 8년만에 본격 논의…내년 초 결론(종합)

경사노위, 산하 위원회에 근로시간면제 한도 심의 요청

사용자위원 "심의 요청 재고 필요" 반발…경영계도 '유감 표명'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노동조합이 회사로부터 월급을 받는 유급 전임자를 얼마나 둘 수 있는지에 관한 기준인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가 내년 초에 조정될 전망이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산하 위원회인 근로시간면제심의위(근면위)에 타임오프 한도에 대한 심의를 요청했다고 30일 밝혔다.

근로시간면제 제도는 노사 교섭, 사내 노동자 고충 처리, 산업안전 등 노조 전임자의 노조 활동을 유급으로 인정하는 것을 가리킨다.

노조는 근로시간면제 한도 내에서 유급 전임자를 둘 수 있다. 노조 규모가 클수록 근로시간면제 한도가 높아져 유급 전임자 수도 늘어난다.

노조 조합원이 99명 이하면 연간 최대 2천시간, 100~199명은 3천시간, 200~299명은 4천시간의 근로시간이 면제된다. 조합원이 1만~1만4천999명이면 연간 최대 2만8천시간, 1만5천명 이상이면 3만6천시간의 근로시간이 면제된다.

통상적으로 2천시간은 노조 전임자 1명의 연간 근로시간으로 간주한다.

그동안 노동계는 현 기준이 불충분하다고 주장하고 경영계는 '늘릴 필요는 없다'고 맞선 점을 고려하면 현행 한도가 유지되거나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경사노위가 심의를 요청하면 근면위는 심의를 거쳐 60일 안에 의결해야 한다. 이날부터 60일 뒤는 내년 1월 29일이지만, 근면위는 주말과 설 연휴 등을 고려해 내년 2월 23일까지 의결하기로 했다.

심의의 기초자료로 쓰일 실태조사는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전해졌다. 근로시간면제 한도 조정은 2013년 6월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이다.

조성혜 근면위 위원장은 "그간의 논의 내용과 실태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결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심의 요청을 놓고 경사노위의 사용자위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향후 근면위 심의·의결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따르면 사용자위원들은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의 심의 요청에 앞서 "기업들이 주 52시간제 시행, 노조법 개정,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으로 부담과 어려움에 몰린 상황"이라며 "실태조사가 마무리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심의 요청은 재고가 필요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심의 요청이 이뤄진 뒤에도 "근로시간 면제한도 심의 요청의 전제는 실태조사 결과 도출이며, 절차와 과정이 완비된 이후 심의를 요청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재차 반대 의사를 표했다.

이와 관련, 경영계도 "심의 요청이 조급하게 이뤄진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 향후 논의가 '근무시간 중 노조 활동은 노동조합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경총은 전했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