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통 치료제 가바펜틴, 남용 심각"

입력 2021-11-30 10:17
"신경통 치료제 가바펜틴, 남용 심각"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다양한 신경통증 치료에 쓰이는 가바펜틴(제품명: 뉴론틴)이 위험한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약물들과 함께 적응증외(off-label)로 처방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바펜틴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감마 아미노뷰티르산(GABA: gamma-aminobutylic acid)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약물로 각종 신경병증성 통증을 완화하는 데 쓰이고 있다.

가바펜틴의 승인된 적응증은 뇌전증(간질), 대상포진에 의한 신경통, 당뇨병성 신경병증, 섬유근통, 범불안장애, 하지불안증후군 등이다.

이 약들은 그러나 우울증, 불안장애, 불면증, 편두통, 사회공포증, 공황장애, 양극성 장애(조울증), 알코올 금단증상 등에도 적응증외로 처방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가바펜틴을 마약성 진통제나 중추신경계를 억제하는 다른 약물과 함께 사용할 경우 위험한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추신경 억제제는 항우울제, 항불안제에서 항히스타민제, 근육 이완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약물을 일컫는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 약학대학의 애미 구딘 교수 연구팀이 2011~2016년에 환자 20여만 명의 진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9일 보도했다.

환자들은 이 기간에 약 1억3천만 번의 외래 진료에서 가바펜틴 처방을 받았다. 그런데 가바펜틴 처방의 99%가 '적응증외' 처방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환자들은 대부분 다른 처방 약들을 복용하고 있었는데 약 3분의 1이 중추신경 억제제들이었다. 그중 항우울제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신경안정제인 벤조디아제핀과 마약성 진통제(opioid painkillers)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정신의학협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학술지 '정신과 진료'(Psychiatric Services) 11월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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