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무기 시대에 대만 군장병 총검술 훈련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날로 거세지는 중국의 군사적 압박 속에서 대만이 전 육군 장병에게 총검술을 전면 보급하고 나섰다.
자유시보(自由時報) 등 대만 언론은 29일 대만 육군사령부가 전 장병에게 총검술 심화 훈련을 받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대만군의 총검술은 '기초 총검술', '응용 총검술', '표적 총검술', '적 총검술 대응 기술'로 세분되는데 그간 대만군에서 기초 총검술을 제외한 나머지 기술은 특정한 장교 대상 교육 프로그램에만 교육이 이뤄졌다.
육군사령부는 각 부대가 사정에 맞게 응용 총검술을 포함한 총검술 심화 훈련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대만 육군 6군단 예하 21포병 지휘부는 시범 '총검술 부대'를 편성해 실전적 대련 훈련을 위한 목총과 보호 장구를 구입하기도 했다.
총검술 훈련 강화 움직임은 쉬옌푸(徐衍璞) 현 육군사령관 부임 후 본격화됐다고 중앙통신사는 전했다.
대만군의 총검술 전면 보급은 최근 국제사회 일각에서 대만군의 방어 역량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이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8일 해설 기사에서 대만군을 '딸기군'으로 묘사하면서 대만군의 기강 해이와 사기 저하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딸기 세대'는 무기력해 힘든 일을 견디지 못하고 쉽게 상처받는 1981년 이후 대만에서 출생한 청년층을 뜻하는 말이다.
대만 육군 관계자는 중앙통신사에 "중국공산당의 위협적 언행과 해상·공중 위협 행태에 대응해 육군은 정예 훈련을 통해서만 강한 실전 능력을 갖추고 인민의 안전과 복지를 지켜낼 수 있다"고 말했다.
첨단 무기가 빠르게 발달하는 가운데 총검술은 최후의 전투 기술이라는 점에서 '총검술 부활'은 대만이 느끼는 심각한 안보 위기감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대만과 반대로 현대전에서 총검술이 크게 유용하지 않다고 보고 격투술이나 체력 훈련 등을 강화하는 추세라는 점에서 대만의 선택은 더욱 눈길을 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집권한 2016년 이래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가 계속 악화한 가운데 신냉전 본격화로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까지 격화하면서 대만해협은 중국과 대만,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무력 충돌로 비화할 수 있는 위험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은 비약적으로 향상된 군사력을 바탕으로 대만 주변 바다와 공중에서 대만을 수시로 거칠게 압박한다.
앞서 중국은 건국 기념일인 '국경절' 연휴 기간인 지난달 1∼4일 군용기 총 149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는 전례 없는 대규모 무력 시위를 벌여 일대의 군사적 긴장 수위가 크게 올라간 바 있다.
중국은 28일에도 또 전략폭격기와 공중급유기 등 27대의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들여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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