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프랑스령 섬 반정부 시위 격화…자치권 확대 검토
백신패스 저항 과들루프·마르티니크에 자치권 일부 부여 논의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프랑스 정부가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카리브해 프랑스령 과들루프와 마르티니크에 일부 자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AP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해외영토부 장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TV 연설을 통해 과들루프 주민들에게 "과들루프의 일부 관료들이 과들루프를 파리보다 더 잘 관리할 수 있다며 자치권에 관해 물어왔다"고 말했다.
르코르뉘 장관은 특히 과들루프 관료들이 보건 문제에 더 많은 자치권을 원한다며 "정부는 자치권에 관해 이야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수당과 극우 대선 후보들은 이번 발표에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고 AP는 보도했다.
과들루프와 마르티니크는 유로화를 사용하며 프랑스 본국과 긴밀한 정치적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최근 프랑스 정부가 이들 지역에 백신 패스를 도입하려 하자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반정부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하고 상점에 불을 지르면서 시위는 폭력으로 점철됐다. 이에 놀란 프랑스 정부는 결국 백신 의무화를 연말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두 지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거센 것에 대해 AP는 이 두 곳이 높은 실업률과 고물가 등으로 고통받으면서 본국에 대한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과들루프 주민의 3분의 1은 빈곤선 아래에 살고 있으며 실업률은 17%에 이른다.
또 수도 공급이 하루에 몇 시간에 불과하고 심지어 일주일 간 수도가 공급되지 않는 등 낡은 수도 문제가 최근 몇 년 새 주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바나나밭에 사용하는 독성 농약 클로르데콘의 사용을 프랑스 본토에서는 금지해 놓고 이들 지역에서는 방치한 사건도 프랑스 정부에 대한 불신을 부채질했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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