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파한서 '물 부족 시위'…"67명 체포"

입력 2021-11-28 00:31
이란 이스파한서 '물 부족 시위'…"67명 체포"

경찰 "이달 3만∼4만명 참여…시위대가 돌 던지며 폭력성 보여"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의 중부 관광도시 이스파한에서 물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가 수 주째 이어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반관영 파르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파한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자얀데흐강 주변에서 지난 9일부터 반정부 성향의 시위가 빈발했다.

농민이 다수를 차지한 시위대는 자얀데흐강이 메마른 이유가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대는 극심한 가뭄을 겪는 인접 지역 야즈드 주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자얀데흐강 강물을 빼돌렸다고 주장한다.

시위대는 돌을 던지며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파르스에 "지난 9일부터 이어진 시위에 3만∼4만명이 참여했으며, 폭력적인 성향을 보인 6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시위가 사그라지지 않자 이스파한에 '폭동 진압 경찰'이 배치됐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국제인권단체를 인용해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고 곤봉을 휘둘렀다고 보도했다.

인파가 모이는 것을 막으려는 당국의 조치로 이스파한 지역의 인터넷은 최근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모니터링업체 넷블록스는 지난 수일간 이란 이스파한과 아바즈 지역의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됐다는 보고서를 냈다.

모하마드 미레이다리 이스파한 경찰서장은 국영방송을 통해 "기회주의자와 반혁명 주의자가 시위대 속에 숨어 공공재산을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일부 시위대가 중장비를 동원해 이스파한 지역 수도관을 파괴했다고 전했다.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340㎞ 떨어진 이스파한은 16세기 말 사파비 왕조 시대 문화유산과 예술품이 많이 남아있는 관광 도시다.

올해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을 밑돌자 이란 곳곳에서는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 7월에는 남부 후제스탄주에서 물 부족 사태에 분노한 주민들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샤데건에서는 18살 남성이 시위 현장에서 총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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